홋카이도 이야기 하나, 삿포로
2023년 12월 홋카이도.
처음 가는 도시,
그곳은 눈이 많이 오는
‘눈의 나라’라고 했다.
겨울왕국, 엘사의 도시이려나...
나는 그곳 삿포로에서
연말을 보내기로 했었다.
그리고 지금부터의 나의 겨울 여행,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신치토세 공항.
북적이는 인파와 반짝이는 트리로
연말 분위기가 가득했다.
귀여운 도라에몽을 본 반가움을 뒤로하고,
서둘러 삿포로행 버스를 탔다.
서늘하고도 매서운 겨울 냄새가
코끝을 아리게 만든다. 나는
콧물이 고드름처럼 얼어버리는 게 아닌가~
라는 조금 이상한 상상을 해버렸지.
허나, 삿포로로 향하던 버스에는
저마다의 여행객 또 현지인들이 가득하여
그 훈훈한 사람 온기에
이내 줄줄 흐르던 콧물이 쏙 들어가 버렸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 중심가까지
이동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나는 내내 차창밖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눈의 휘날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겨울의 홋카이도를 실감하고 있었다.
그것은 비가 내리듯 나긋한 모양이 아니야.
그 조그마한 휘날림으로 뿌려 되는 눈은
걸어 다니는 사람의 무릎 언저리만큼 쌓이던 걸.
어쩜 구름 같기도 하고 솜사탕 같기도 한 그것은
그리 상냥하지만은 않은 듯해.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 삿포로의 어느 중심가.
운전해 주신 기사님은
같이 내려 각 승객의 캐리어를 꺼내 주셨다.
이내 깊숙이 들어가 버린 나의 캐리어도
힘겹게 꺼내어 주시느라 고생하셨기에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조용히
“고맙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었다.
그러자 기사님은 “좋은 여행 되세요~”라며
따스한 인심을 건네주셨다.
이내 떠나버린 버스 뒤로,
나는 예약한 숙소인 호텔 도미인을 찾기 위해
구글 지도 앱을 켜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왜냐하면,
눈의 도시에 어둠이 스멀스멀 찾아오고 있었거든.
무언가를 다시 타고 가기에는 애매한 위치.
하나 좀처럼 걸어도 나오지 않던 나의 숙소로 인해
배 속에서 꼬르륵 허기짐과
피로가 몰려들었다.
“악! 안 되겠다, 너무 배고파아아~”
나는 신호를 대기하던 횡단보도 위에서
마주한 건너편 ‘모스버거’ 햄버거 가게를
발견했다. 그때, 그 초록색 로고가
왜 그리 반가워 보였는지.
신나서 얼싸! 걸음이 빨라지며
따뜻한 햄버거 가게로 냉큼 들어섰다.
이봐, 친구.
사람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게 되면 말이야.
생각지도 못한 능력이 발휘되곤 해!
당시 나는 일본어를 잘하지 못해
항상 눈치를 보며 버벅거렸다.
하지만 그날,
점원 앞에 서자 필사적으로 햄버거를
쟁취하기 위함이었을까?
입에서 술술 일본어 주문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위풍당당하니, 이내 자리에 앉았다.
주문 번호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점원이 나의 햄버거를 가져다주셨는데,
그것은 너무나 앙증맞은 사이즈의 햄버거.
부족할 것 같았으나
순식간에 사라진 나의 작은 햄버거는
내 뱃속을 훈훈하게 채워주었다.
지난 후쿠오카에서
홋카이도로 건너와버렸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얼굴을 얼어붙게하고,
거센 눈바람은
앞으로 나아가길 어렵게 했지요.
홋카이도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꽤나 길어질 겨울이야기, 저와 함께
나누어주실래요?
by @kimbada4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