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에 달이 뜨면

에필로그

by 서윤

에필로그

( 쇠창살에 달이 뜨면을 마감하면서 )


' 쇠창살에 달이 뜨면 ' 을 소설로 쓰겠다 결심하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교도소라는 특정한 장소와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하루에도 수천번 수만 번 생각하면서 이 글이 독자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설까 그리고 닿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순자를 통해서 감옥의 아주 사소한 생활과 재소자들의 심리를 쓰고 싶었지만, 사실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교도소의 생활을 세세하게 표현하다 보니 과격한 언어를 사용해야 했고 그들의 억눌린 화를 표출하는 모습을 표현해야 했습니다.


선거권이 없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은 분명 살아 있는 사람들이고 언젠가는 다시 사회로 나올 사람들인데 교도소 수감 중에는 죽은 사람이 되어 있기에 인물을 설정하는 것도 참 어려웠고, 각각의 인물표현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법의 잣대를 때론 정의를 부정해보기도 했고, 억울함에 대한 것도 피력해보고 싶었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가진 자들은 여전히 법꾸라지가 되어 권력을 휘두르는 반면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은 결국 교도소라는 문을 통과해야 하는 현실을 쓰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권력자들은 법 위에 군림하고 법을 악용하는 건 현재진행형입니다.


주인공 순자가 출소 후에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진 않았고, 6개월이란 시간 동안 변해가는 심리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슨 정의구현을 하겠다고 글을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공정하고 법은 평등하며 죄의식에 대한 인식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순자에게 제안되는 독서토론 또는 재소자들을 위한 재능기부에 대한 내용을 써 가면서 우리는 과연 소외된 사람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을까 생각했고,

교도소에 비치된 책이 3류 소설이 대부분이라면 과연 재소자들이 진정한 교화가 될까 ? 그런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범죄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재범을 줄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려면 건강한 의식세계를 너가 아닌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수많은 사건을 접할 때마다 우린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에 집중합니다.

물론 가해자를 두둔하자는 건 아니지만 사건의 본질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소설은 작가의 생각과 상상으로 쓰이지만 인생은 어쩌면 그 자체가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실 같지 않은 고난을 만나고, 사람들은 또 각자의 방식으로 그걸 헤쳐나가고,

그러다 때론 들어서지 말아야 하는 길로 접어들기도 합니다.


삶에 완벽함은 없다고 봅니다.

누구나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잘못된 판단으로 더한 고통을 끌어안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6개월이란 시간 동안 주인공 순자의 심리변화를 통해서 꼭 잘못했습니다 라는 사과가 아닌 내면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입으로 아무리 미안해라고 해봐야 그게 진정성이 없다면 누구에게도 용서받을 수 없고 이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방에 사는 사람조차 출소 후엔 결코 연락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던 순자가 시간이 흐르면서 편지하겠다라고 말하고 고마웠다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어쩌면 순자는 충분히 뉘우치고 자신의 잘못을 깨우쳐 가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미래의 인생은 아무도 모릅니다.

결국 순자를 고소했던 피해자는 불의의 사고로 죽음에 이르는 설정을 하면서 이 부분도 인과응보라기보다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을 다시 한번 새겨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순간을 있는 힘껏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 생각하고 지금을 소중히 여기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순자는 출소 후 교도소에서 강연을 하거나 독서토론회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재소자들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도소에 책을 기부하고 만기출소자들이 다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 취업을 돕고, 상담을 해주고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범죄의 경중을 따지지 말라 무조건 다 구속시켜라 하셨던 대통령은 결국 자신이 구속되어서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권력은 건전하고 건강하게 행사해야 함을 간과했던 자신을 후회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첫 소설을 연재하면서 서툰 글 솜씨에 부끄럽기도 했고 때로는 행복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읽어주시면 그 힘이 또 한 줄 한 줄 마음을 다해 글을 쓰게 되는 의미를 부여해 준다는 걸 알았습니다.

10년 동안 준비한 소설이지만 사실 저의 글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끝까지 저의 연재소설을 읽어주시고 댓글로 응원해 주시고 진심으로 함께해 주신 구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