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후 한국.
현우의 대규모 사진전 <Film Finale>이 열렸다.
전시장 한가운데 ‘너와 나’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
한 여자의 뒷모습과 그 뒤를 따르는 남자의 모습.
그리고 그 둘의 그림자가 길게 겹쳐지는 한 컷.
사진 아래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랑은 언젠가 끝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끝에서 네가 다시 나를 불러주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셔터를 누른다.
필름의 끝에는 언제나 네가 있으니까.]
한편.
전시회 한켠에선 이진의 사진 프로젝트
<소리를 듣는 또 다른 방법>도 함께 소개되고 있었다.
이진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찍은 풍경들과
청각이 아닌 마음으로 느낀 소리의 기록을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담아냈다.
이람은 조용히 그녀의 사진 앞에 서서 말했다.
"우리 견뎌내고 아파하고 사랑하며 참 잘 살아왔네."
현우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람의 손을 꼭 잡았다.
이제 이들은 함께 살아간다.
같은 순간을 바라보며
같은 프레임 안에서.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