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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메인에서 내 글을 보다 2

조회수, 라이킷, 구독자수의 삼각관계

by KOSAKA

브런치 메인에 내 글이 올라간 기념으로, 브런치스토리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3개의 지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반박시, 님의 말이 옳다.


브런치스토리의 조회수, 라이킷, 구독자수의 삼각관계

브런치스토리는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보이고, 독자들과 만나는 공간이다. 이 플랫폼 위에서 수많은 이야기들이 날마다 쏟아지고 사라진다. 하지만 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지 '쓰기' 자체만은 아니다. 누군가가 읽어주길 바라고, 반응해주길 바라며, 나아가 그 글을 통해 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이때 우리는 세 가지 지표를 주목하게 된다. 바로 조회수, 라이킷, 그리고 구독자 수다.


이 세 가지는 브런치라는 세계 속에서 서로 미묘한 긴장감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종의 삼각관계다. 각각 독립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향해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이 관계를 이해하는 순간, 글쓰기의 외적 동기를 조금 더 정교하게 바라볼 수 있다.


조회수: 관심의 첫 신호

조회수는 누군가가 내 글을 클릭했다는 증거다. 관심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이며, 독자의 첫 번째 행동이다. 하지만 조회수는 허상일 수 있다. 단지 제목이 흥미로워서, 썸네일 이미지가 예뻐서, 우연히 스크롤하다 눌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읽지 않고 나가는 경우도 많고, 끝까지 읽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에 조회수는 양적 지표일 뿐, 질적 만족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회수가 없다면 그 어떤 반응도 시작되지 않는다. 그래서 조회수는 삼각관계의 출발점이다. 독자의 시선이 내 글에 머무르는 찰나의 순간, 그 첫 접점을 만들어주는 수단이다. 이때 많은 작가는 조회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제목을 다듬고, 글의 초반에 힘을 실으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 전략이 과해지면 본질이 흐려진다. 클릭은 많지만, 글은 소비되지 않고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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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킷: 정서적 반응

라이킷은 단순한 클릭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글을 어느 정도 읽고, 감정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공감했다는 표시다. 마음에 들었거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거나, 나의 무언가를 건드렸다는 뜻이다. 그래서 라이킷은 작가에게 큰 위안이 된다. 조회수는 작가의 외피를 스치지만, 라이킷은 내면을 건드린다.


그렇기에 조회수가 많은데 라이킷이 없다면, 그 글은 표면적 소비에 그친다. '스쳐 간 독자'들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명제를 말하고 싶다. "조회수 없는 구독자수는 공허하고, 라이킷 없는 조회수는 맹목이다." 이는 칸트의 철학을 빌린 표현으로, '경험 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경험은 맹목이다'라는 말에서 착안했다. 구독자 수는 일종의 기대의 집합이며, 조회수는 행동의 흔적이고, 라이킷은 감정의 증명이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조화를 이룰 때, 작가로서의 존재감은 완성된다.


구독자 수: 신뢰의 축적

구독자는 한 번의 글이 아닌, 작가 그 자체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다. 이 사람의 글을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는 의지, 즉 지속적인 관계 맺기의 시작이다. 그래서 구독자 수는 단순히 '숫자' 그 이상이다. ‘지금 이 글을 좋아했다’는 찰나적 반응이 아니라, ‘이 작가의 세계가 궁금하다’는 꾸준한 관심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독자 수가 아무리 많아도, 그들이 글을 읽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수천 명이 나를 구독했지만, 실제로 내 글을 클릭하지 않고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건 공허한 명단일 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조회수 없는 구독자수는 공허하다'는 말이 절실하게 와닿는다. 구독자라는 이름 아래 기대했던 관계가 실은 아무 의미 없는 껍데기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은 종종 작가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삼각관계의 역설

흥미로운 건, 이 세 가지 지표는 서로 영향을 주지만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조회수가 많아도 구독자가 늘지 않을 수 있고, 라이킷이 많아도 조회수는 적을 수 있다. 구독자가 많다고 해서 매번 글이 반응을 얻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작가들은 끊임없이 의문을 품는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이 원하는 글과 내가 쓰고 싶은 글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


브런치라는 무대는 그 질문들을 수없이 되풀이하게 만든다. 때로는 라이킷 하나에 힘을 얻고, 조회수 하나에 절망하며, 구독자 하나에 위로받는다. 그렇게 글을 쓰는 일은 늘 숫자와 감정 사이에서 진동한다. 그렇지만 이 지표들은 단지 수단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글을 쓰는 본질은 결국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연결되며, 생각을 세상에 던지는 데 있다.


글쓰기, 관계의 예술

결국 이 삼각관계는 ‘관계’의 다양한 층위를 보여주는 장치다. 조회수는 만남의 가능성, 라이킷은 감정의 교감, 구독자는 관계의 지속이다. 글을 쓰는 일은 외로운 작업이지만, 그 외로움을 견디게 하는 건 누군가와의 연결이다. 그리고 그 연결의 방식이 조회수로, 라이킷으로, 구독자로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지표들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곧 나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글은 언젠가 반드시 읽히고, 마음을 울리는 글은 결국 라이킷을 받으며, 진심을 담은 글은 구독자를 남긴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그러니 브런치 위의 삼각관계에 너무 매몰되지 말자. 그것은 글쓰기라는 장기전 속의 짧은 스냅샷일 뿐이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계속 쓰는 것, 계속 내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 그리고 언젠가 그것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믿는 것. 그 믿음이야말로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버티게 해주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다.


브런치 메인에서 내 글을 보다 : https://brunch.co.kr/@kosaka/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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