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26
“왜 슬프지도 않고 눈물도 안 나는데 가슴이 먹먹하지?”
그 질문이 나를 붙잡았다.
아무도 내 마음속을 몰라주고, 나도 내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허무함과 먹먹함이 밀려왔다.
마치 중요한 무언가를 잃었는데, 그 사실조차 실감하지 못하는 듯했다.
밤이면 숨이 막히고, 목이 메고, 잠은 멀리 달아났다.
“이게 공황인가?” 혼자 중얼거리며 떨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내 마음은 끊임없이 “괜찮지 않아”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몸은 조용히 침묵했다.
친구가 말했다.
“괜찮아, 울어도 돼.”
하지만 난 대답했다.
“울면 모든 걸 인정하는 것 같아서 무서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감정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무기력한 하루가 반복됐다.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학원에 가도 나는 거기에 없었다.
그저 존재만 할 뿐, 나 안의 감정은 마치 얼어붙은 강처럼 단절되어 있었다.
“내가 지금 슬픈 게 맞는지도 모르겠어.”
내 자신에게 묻던 그 말이, 가장 깊은 외로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나는 울었다.
현실에선 감히 흘리지 못한 눈물이,
감히 꿈에서는 쏟아졌다.
그 사람이 나타났다.
“보고 싶다.”
나는 울면서도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꿈속에서야 비로소 내 진심이 얼굴을 내밀었다.
감정은 다시 폭발했다.
분노가 밀려왔다.
“왜 다들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거슬리는 사람들을 다 치워버리고 싶다.”
내 안에서 꾹꾹 눌러둔 감정들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분노 속에는 부서지기 싫은 나, 흔들리고 싶지 않은 나, 사랑받고 싶은 내 마음이 숨겨져 있었다.
몸도 아파왔다.
허리와 다리가 저렸고, 이유 없이 상처가 났다.
흡연은 늘었고, 폭식과 구토는 반복됐다.
술은 위장을 태웠다.
내 마음이 울고 있었고, 몸이 대신 고통으로 소리쳤다.
“괜찮아질까?”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언젠가는…”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선 아직도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울고 싶어.”
“하지만 울 수가 없어.”
그 말이 내 가슴을 찢어놓는다.
내가 아는 모든 눈물은 너무 무거웠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다.
이별은 끝이 아니다.
그건 무너지기 위한 과정이자, 다시 서기 위한 시작이다.
눈물이 나지 않는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너는 울고, 웃고, 다시 사랑할 것이다.
내 안의 나에게,
“조금씩 괜찮아질 거야.”
그리고 너에게도,
“네가 얼마나 아픈지, 내가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