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향

2.JE

by JE

그와 나는 서로 과가 달랐지만, 이상하리만큼 자주 마주쳤다.
복도를 걷다 우연히, 매점에서 기다리다 스치듯,
누군가 의도한 것처럼 매번 타이밍 좋게 마주쳤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눈을 마주치고, 늘 같은 인사를 주고받았다.
“안녕.”
“어, 또 보네.”
짧은 말들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눈빛은 매번 조금씩 더 따뜻해지고 있었다.

그는 축구부였다.
곧 다가올 중요한 경기 준비로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고,
나는 그가 경기장 안에서 뛰는 모습을 가끔 멀리서 바라보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 마음 한켠엔 묘한 응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경기 당일, 나는 조용히 그를 응원했고,
경기가 끝난 후엔 샤워를 하고 펀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 순간,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화면엔 익숙한 이름, JE.
잠시 멈칫했지만 곧 전화를 받았다.
“나... 졌어.”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낮고 우울했다.
아무 말 없이 기다리자, 그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근데... 나 우울해하고 있는데, 여자친구는 자기 학교 이겼다고 막 좋아하더라.
내 친구 여친은 옆에서 계속 위로해주고 있던데...
그거 보고 나도 모르게 속상해서... 그냥, 너한테 전화했어.

그 순간, 나는 가슴 한구석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의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고,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나였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가 울컥할 때 나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
그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이 통화 하나로도 충분했다.

우리 사이, 어느새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조심스럽고 작지만, 분명히 같은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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