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소용돌이
어떤 날엔,
마음 바닥을 휘저으면
앙금처럼 가라앉았던 슬픔이가
불쑥, 고개를 든다.
따뜻한 햇살이 드는 날엔
기쁨이가 먼저 와
춤을 추며 나를 반긴다.
하지만 하늘이 흐려지면
어느새 슬픔이가 다가와
곁에서 엉거주춤, 서성인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슬픔은 어느새
나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기쁨이가 나일까,
슬픔이가 나일까.
아니다, 둘 다 나다.
나는 그렇게 기쁨이와 슬픔이, 두 손을 꼭 잡고
오늘도 흔들리며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