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치명적인
첫눈,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마음은 창가로 달려가고
밤새 조용한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네가 오면
세상은 온통 질척거린다.
미끄러운 길, 젖은 신발,
무거워진 출근길.
그 모든 투덜거림 끝에
문득 고개를 들면,
나뭇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너의 순백.
세상의 모든 더러움을
하룻밤 새 지워버린
너의 그 잔인한 아름다움.
나는 또다시, 속고 만다.
아, 너는 이토록
아름답고, 치명적이구나.
"시인의 심장을 가진, 일상의 관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