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아름답고 치명적인

by 김성수

첫눈,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마음은 창가로 달려가고

밤새 조용한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막상 네가 오면

세상은 온통 질척거린다.

미끄러운 길, 젖은 신발,

무거워진 출근길.


그 모든 투덜거림 끝에

문득 고개를 들면,

나뭇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너의 순백.


세상의 모든 더러움을

하룻밤 새 지워버린

너의 그 잔인한 아름다움.

나는 또다시, 속고 만다.


아, 너는 이토록

아름답고, 치명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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