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온아, 세상에는 같은 꽃이 없대
다온이는 꽃을 좋아했어.
학교에 가는 길에도
다온이는 늘 길가에 핀 꽃을 먼저 보았지.
작은 제비꽃도,
노란 민들레도,
담장 옆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도.
다온이는 꽃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거든.
어느 날 미술 시간에 선생님이 말했어.
“오늘은 꽃을 그려 볼 거예요.”
아이들은 모두
예쁜 꽃을 그리기 시작했어.
빨간 꽃,
노란 꽃,
분홍 꽃.
다들 비슷비슷한 꽃이었지.
그런데 다온이가 그린 꽃은 조금 달랐어.
어떤 꽃은 보라색 줄무늬가 있었고,
어떤 꽃은 두 가지 색이 섞여 있었어.
어떤 꽃은 꽃잎이 길었고,
어떤 꽃은 둥글둥글했지.
친구들이 말했어.
“꽃은 그렇게 안 생겼어.”
“이상해.”
다온이는 잠깐
자기 그림을 바라보았어.
그러더니 조용히
지우개로 꽃을 지워 버렸어.
학교가 끝난 뒤 다온이는
조금 풀이 죽은 채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지
.
그때였어.
바람이 살짝 불더니 풀숲에서
작은 초록빛이 반짝였어.
마렌이었어.
마렌이 다온이를 보며 말했지.
“왜 그렇게 풀이 죽었어?”
다온이가 속삭이듯 말했어.
“내가 그린 꽃이 이상하대.”
마렌이 고개를 갸웃했어.
“이상한 꽃?”
그때
부드러운 빛이 바람처럼 내려왔어.
투명한 날개를 가진 요정,
리아였어.
리아가 손을 들어 올리자
멀리 언덕 위에 큰 정원이 나타났지.
그곳에는
수많은 튤립이 피어 있었어.
빨간 튤립.
노란 튤립.
보라 튤립.
분홍 튤립.
줄무늬 튤립도 있었고,
두 가지 색이 섞인 튤립도 있었어.
어떤 튤립은 키가 컸고,
어떤 튤립은 작았지.
다온이는 눈을 크게 떴어.
“와…”
마렌이 웃으며 말했어.
“봤지?”
“튤립은 모두 다르게 피어.”
리아가 조용히 말했어.
“만약 튤립이 모두 같은 색이라면
이 정원은 얼마나 심심할까?”
다온이는 잠깐 생각했어.
“그럼… 재미없을 것 같아.”
마렌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래서 꽃은
모두 다르게 피는 거야.”
다온이는 정원을 다시 바라봤어.
바람이 살짝 불자
튤립들이 함께 흔들렸지.
하지만 어느 꽃도
다른 꽃과 같지 않았어.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어.
다음 날이었어.
미술 시간이 다시 찾아왔지.
다온이는
천천히 크레파스를 들었어.
그리고 이번에는 지우지 않았어.
다온이는
자기가 그리고 싶은 꽃을 그렸단다.
줄무늬가 있는 꽃도,
두 가지 색이 섞인 꽃도.
그리고 그 꽃은 어떤 꽃보다도
특별해 보였지.
창밖에서 바람이 살짝 불었어.
어디선가
마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
“봤지?”
“다르게 피는 꽃도 있잖아.”
다온이는 함빡 웃었어.
그날 다온이의 마음에도
작은 튤립 하나가 조용히
피어나고 있었거든.
그 순간
정원에 있던 튤립 하나에서
반짝 빛이 올라
하늘 끝으로 천천히 날아갔어.
리아가 속삭였어.
“저 꽃도
이제 소임을 다했어.”
마렌이 미소 지었지.
“다온이 마음에
용기를 피워 주었으니까.”
빛은 별처럼 반짝이며
하늘 너머로 사라졌어.
그리고 다온이는 알게 되었단다.
꽃은 모두 똑같이 피지 않아도 된다는 걸.
자기만의 색으로 피어날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걸.
그래서 그날 이후
다온이는 꽃을 볼 때마다
조금 더 환하게 웃었어.
왜냐하면 이제 다온이는 알게 되었거든.
다르게 피는 꽃도
세상에 꼭 필요한 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