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요?” 나도 모르게 뾰족하게 전화를 받아버렸다.
요즘은 낯선 번호만 떠도 경계심부터 앞선다.
얼마 전 낸 수필 공모전에서 당선되어 작은 선물을 준다는 전화였는데. 반가움보다 먼저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그건 얼마 전 받은 ‘등단장사’전화 때문이다. 등단비와 심사비로 60만원을 내야 이른바 작가 명함을 쥘 수 있다며, 그럴듯한 말로 흔들던 목소리.
나는 결국 ‘돈을 주고 등단을 사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끊었지만, 그 뒤로는 공모전 하나에도 신중해졌다.
공모전에 응모하지 않으면 평가 받을 기회를 잃는 것 같고, 막상 내자니 글은 읽어보지도 않고 돈만 요구하는 곳이 많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 누군가는 읽어주고, 공감이나 댓글도 달린다. 내가 스스로 문을 열어두면 독자가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공모전은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고, 그 선택이 곧 ‘당선’이라는 이름표가 된다. 그래서 여전히 공모전은 내겐 유혹이자 숙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마추어. 이대로 글쓰기를 멈춰야 하는가, 아니면 제대로 된 ‘당선’의 맛을 볼 때까지 버텨야 하는가.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이 없어 물어볼 데도 없으니,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는 기분이다.
오늘 주신다는 상품은 감사히 받기로 했다. 설마 그 ‘선물 값’을 달라는 전화가 또 오는 건 아니겠지, 하고 의심부터 하게 되는 나 자신을 본다.
맘이 급하지는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나도 ‘작가’이름표를 달고 싶다. 살아생전 그게 가능할까 하는 마음이 든다.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글을 쓰는 사람일까, 아니면 그 글로 다른 이에게 인정 받는 사람일까.
그도 아니면 글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일까.
나는 아직도, 내가 원하는 답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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