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cm>
하롱하롱 지는 꽃잎들처럼 <초속 5cm>
★★★★★
‘언제나 찾고 있어요 어딘가에서 그대의 모습을,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도’
<초속 5cm>는 제목에서부터 섬세한 첫사랑의 기억을 담고 있다.
작품에서 주인공 ‘아카리’는 ‘타카리’에게 떨어지는 벚꽃들 밑에서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cm라는 잊지 못할 말을 한다.
"있잖아, 초속 5센티미터래."
"응? 뭐가?"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래."
사실 이 말에서 구체적인 속도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구체적이지 않을지라도, 그 시절 하굣길같이 뚜렷하진 않아도, 희미하게 느껴지는 것.
그런 것이 첫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받을 사람도 없는 문자를 보내는 버릇이
생긴 건 언제부터일까.
그땐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도 깊게 사랑했던 것들을 어느 순간 추억이라 부를 때가 되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겠지만, 그날의 감정들을 축복이라 생각하며
그녀도 그렇게 생각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영화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계속해서 멀어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분명 만날 수 있었음에도,
‘아카리’는 ‘타카리’의
끝끝내 이어지지 못하는, 이어지지 못할 사랑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를 처음 볼 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지만
그런 예측하지 못했던 것들이 첫사랑을 닮아 더욱 좋았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