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때때마다 웃고 있는 나의 얼굴이 많이 떠오른다. 친구랑 수다를 떨면서 웃는 모습, 선생님의 이상한 개그에 야유를 보내며 웃는 얼굴,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하하하 웃음 짓는 모습.. 나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웃음이 너무 헤프다고 한다. 웃음의 역치가 낮아서 별거 아닌 일에도 잘 웃었다. 또, 대학교 때는 나의 특이한 웃음소리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 준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더랬다.
내가 가진 거 안에서 만족하고 하루에 한 번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면 오늘 하루 잘 살았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만족스럽게 지냈었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안된다. 무기력하다.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다. 그러다가 번뜩 이러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은 들지만 몸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수업이 있는 오후에 겨우 몸을 일으켜 수업을 다녀온다. 없던 에너지를 끝까지 짜내서 책을 읽어주고 독후활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또 방전이다. 감정의 우울함이 기저에 깔려있으니 뭘 해도 즐겁지 않고 뭘 해도 기쁨이 적다. 애써 밝은척하며 아이들과 즐거운 순간들을 보내기도 하는데 그마저도 최근엔 쉽지가 않다.
애들한테는 행복해서 웃는 거 아니고 웃으면 행복해진다고 얘기했으면서 나는 웃음을 잃었다.
훈육을 할 때도 내가 이러고 있으면서 무슨 훈육?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다.
'결과에 상관없이 공부하는 시간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공부하는 척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라고 얘기하면서 요즘의 내가 척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을 많이 하고 있으니 훈육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엄마의 감정을 먹고 아이들이 자란다는데 요즘 우리 아이들은 우울을 먹고 자라겠구나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그래도 조금 나아지고는 있다. 아이들 학교 가면 다시 누워있기 바빴는데 이 주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서서 학교까지 바래다주고 집에 돌아온다. 21층인 집을 계단으로 오르며 운동을 한다.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10층까지만 계단을 타고 엘리베이터를 불렀다.
다음 주부터는 학교에 데려다주고 시간이 남으면 동네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야겠다. 걸으며 생각정리하기를 참 좋아했었는데.. 천천히 다시 해봐야겠다.
다시 밝고 명량했던 그때의 나로 천천히 돌아갈 수 있길...
글쓰기가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