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국, 나는 딸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엄마다.

사춘기 지뢰밭

by 루미아


엄마는 그렇게 얘기하지 좀 마.’


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는데?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 물어본 거 아냐?

그럼 답을 해주는 게 최고 아냐?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아이들에 대해 모르겠다.


정말 모르는 걸까.
아니면,
너무 잘 알아서 덜 조심스러운 걸까.


사이좋게 얘기해 보자고 시작한 대화는
늘 설전이 되고,
그날 밤은 마음만 상해 끝나버린다.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닌데,

아이들과 감정싸움 이후에는

유독 더 힘들다.

마음이 텅 비는 것 같다.
화도 나고,
이해도 안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럴수록,
그 아이 마음이 더 궁금해진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어디서부터 벽을 느꼈을까.
내 말투였을까.
표정이었을까.


아니면
그 아이가 원한 건
그저 아무 말 없이
들어주는 엄마였던 걸까.

나도 어릴 적에
누군가 내 마음을 물어봐줬다면
좀 달랐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그럴 틈 없이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기에..



그래서 자꾸
딸의 감정 앞에서
어른인 척 말이 앞선다.
논리로 도와주려 하고
해결로 안아주려 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감정엔 정답이 없고,
해결이 필요 없는 순간이 있다는 걸.

딸의 마음은 매번 새롭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더 알고 싶다.

나는
그 아이를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아이의 속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을 뿐인데..




엄마가 잘못 말했어도,
마음만큼은 늘 너희들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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