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지뢰밭
이게 F와 T의 차이일까 싶었는데,
아니다.
우리 둘째도 T, 막내도 T.
그런데도,
말이 안 통할 땐 똑같이 벽 같다.
그러니 결국,
이건 성향이 아니라
세대의 간극,
엄마와 딸,
어른과 아이의 거리일지도 모른다.
나도 나름 X세대였다고.
그렇지만,
그 시절은
어른 무서운 게 있던 시기.
고마운 것을 고맙다고 말해야 했던 시기.
참는 게 미덕인 시기였고,
하고싶은말도,행동도 멈추어야 착한 아이였던 시기였다.
그런데 내 딸들은
슬프면 운다.
억울하면 말한다.
학교가 부당하다고 따지기도 하고
친구랑 틀어지면 하루를 멈추기도 한다.
처음엔 놀라웠다.
부러웠고, 신기했고,
어떻게 보면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문득,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부모가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생각했던 어린 날.
그때 엄마가 나를 꼭 안아줬다면,
다정하게 한 마디만 건넸다면,
지금 나도 조금은 다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나는
내 딸에게는 그러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공감하려고 노력했고,
비난 대신 기다려보려 애썼다.
하지만 양의 차이일까 질의 차이일까.
방법의 차이일까.
아이들에게 그런 나의 노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다.
"너희가 외할머니랑 살아봤어야지.
시대를 잘 타고난 줄이나 알아."
순간,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그 말투, 그 말을
그대로 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사랑해서 하는 말인데,
그 말이 사랑처럼 들리지 않는 걸
나는,
아직도 배워가는 중이다.
엄마는
딸의 마음을 안아주고 싶어
어린 시절의 상처까지 꺼내어 기억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