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 슬픔이 있었기에, 우리는 자란다

by 이한

기억의 쓰레기장.

빛이 닿지 않는 그 깊은 바닥,
라일리의 머릿속 어딘가,
버려지고 잊힌 기억들이 쌓여 있었다.


그 안에 빙봉이 있었다.
분홍색 솜사탕 몸, 고양이 꼬리, 돌고래 울음소리.
라일리가 어릴 적 만들었던 상상 속 친구.

그녀의 웃음과 모험, 상상력의 정수였고,
“라일리를 웃게 해주는 게 내 일이야!”라고 외치던 존재.

하지만 이제,
그는 아이가 자라며 점점 잊혀가고 있었다.


기쁨이와 함께,
그는 쓰레기장에 갇힌다.
그곳은 기억이 사라지기 직전의 공간.

기쁨이는 좌절한다.
하지만 빙봉은 웃는다.

“로켓을 타고 나가자. 한 번만 더.”


수없이 실패한다.
기쁨이는 지쳐가고, 희망은 멀어진다.

그때, 빙봉은 조용히 결심한다.
“이번엔 꼭 될 거야. 라일리를 위해서.”


그는 로켓을 밀고,
기쁨이는 날아오른다.
뒤를 돌아보지 못한 채.


그리고,
빙봉은 아래에서 작게 외친다.


“라이리를 위해 뛰어올라! 날 잊지 않게 해 줘!”


그 말이 끝이었고,
그가 사라졌다.

라일리의 마음 어딘가에서.

빙봉은 잊혔지만,
그가 지켜준 감정은 남았다.

기쁨이 아닌 슬픔이,
비로소 라일리를 다시 집으로 이끌었다.
그녀는 울었고,
그 눈물은 치유였다.


빙봉은 사라지며 알려준다.
어떤 감정은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라져도 우리를 성장시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걸.


그리고 우리는 알게 된다.
아이를 어른으로 만드는 건 기쁨이 아니라
슬픔을 품고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이라는 걸.






《그는 웃으며 사라졌다》

잊힐 걸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웃었던 존재

라일리의 웃음이던
상상이던
사랑이던

그래서 아이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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