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사람들 14
싸전 어르신
-시장 사람들 14
쌀 한 되 보리 한 되 되질로 낼 적에는
입성 꾀죄죄해 궁색 멘치 몬했어도 동냥치 빈 쪽박을 지 뱃속인 듯 여겨
사람이 사람 냄새를 풍기가며 살았제, 쌀금 보던 눈길이 기름값에 쏠리고
묵고 살 만하이께 쌀이 남아돈다는데 이거 원, 사람 노릇은 갈수록 빡빡하이
...... 요즘 하는 써비스야 장사꾼 요령이제, 한 줌 푹 얹은 고봉 주고받는
그 재미 마음도 두둑해지던 인정이 덤인 거여, 큰돈사 몬 벌어도 자식들
자리잡고 짬짬이 뉘 고르던 안사람도 곱기 늙어, 젊어서 고생시킨 거 웃어
감서 말 안하나...... 이 동네 구석진 데 근근이 사는 몇몇, 낱되에 외상 다는
갑갑한 처지 있어
시장에 터줏대감 소리 좀 더 듣다 갈 거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