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왜 점점 멀어지는가

1. 관계의 종말

by 지문

처음엔 아무렇지 않던 말투가, 나중에는 마음을 상하게 한다.

처음엔 귀엽던 버릇이, 나중엔 못 견디게 불편해진다.

처음엔 모든 게 새롭고 좋았지만, 지금은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받는다.


사랑은 왜 그렇게 멀어지는 걸까.

변한 건 누구일까. 나일까, 상대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많은 사람들은 ‘권태기’라는 말로 그것을 설명한다.

하지만 권태기는 단지 익숙함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이 멀어지는 데에는, 관계 속에서 쌓인 수많은 '작은 외면'이 있다.

그 작은 외면들이 서로를 멀게 하고, 나중엔 다시 돌이킬 수 없게 만든다.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했던 말투를,

이젠 “왜 저렇게 말하지?”라고 의심한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건네던 말들도,

이젠 “괜히 말 꺼내서 또 싸우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다.


관계가 멀어지는 건, 한순간의 큰 사건 때문이 아니다.

작은 실망이 쌓이고, 그 실망을 말하지 않고 넘기면서부터다.

상대가 나를 몰라주는 순간보다,

내가 나를 표현하지 않기로 결정한 순간이 더 위험하다.


왜 우리는 표현을 멈추게 될까.

그건 아마도 ‘실망당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내가 건넨 마음이 거절당하거나, 무시되거나, 흘려들어갈까 봐.

그래서 그냥 참는다. ‘이번만 넘어가자’고 한다.

그러다 보면, 진짜 내 감정은 점점 숨어버린다.


사랑이 멀어지는 진짜 이유는,

내 감정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그 감정을 더 이상 꺼낼 수 없게 돼서다.


그러니 관계를 지키고 싶다면,

‘더 사랑하라’는 말보다 ‘더 표현하라’는 말이 먼저다.

표현이 멈춘 자리에 오해가 자라고,

침묵이 쌓인 자리에 거리감이 만들어진다.


한때는 가장 가까웠던 사이가

지금은 어색한 인사가 전부인 사이가 되었다면,

그건 시간이 만든 결과가 아니다.

‘말하지 않은 시간’이 만든 결과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은 감정을 ‘잘 다루는’ 능력이라고.

그 말에 동의한다.

감정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일어나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훈련이 필요하다.


서툴게라도, 불완전하게라도

진짜 감정을 꺼내는 연습.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기쁘면 기쁘다고 말하는 것.

‘괜히 이 말 해서 틀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보다

‘이 말을 안 해서 멀어지는 게 더 슬프다’는 용기를 갖는 것.


관계가 멀어질까 두렵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

먼저 말해야 한다.

먼저 꺼내야 한다.

그리고 먼저 기다려야 한다.


그게 비겁한 게 아니라,

그게 더 이상 멀어지지 않기 위한 ‘진짜 용기’다.


우리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면,

그건 누군가의 표현에서 시작될 것이다.

말은 마음의 다리다.

그리고 모든 관계는,

그 다리를 건너는 순간 다시 살아난다.


지문 : 질문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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