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관계의 종말
가까웠던 사람이 있다.
함께 웃고, 많은 시간을 나눴던 사람.
어느 순간부터, 이유 없이 어색해지고 말수가 줄어들고
가까이 있는 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나는 여전히 그를 좋아한다고 믿는데,
그 사람과의 사이엔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가 생겼다.
그럴 땐, 상대가 변했는지 나 자신이 변했는지를 묻게 된다.
하지만 거리감은 단지 누군가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때론 말하지 않은 감정,
풀리지 않은 오해,
조금씩 쌓인 서운함이
서로도 모르게 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말하지 않는다.
상대가 알아주길 바란다.
말 안 해도 알겠지, 그 정도는 느끼겠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우리는 서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르다.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다른 언어로 감정을 표현한다.
그래서 말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는다.
‘가까우니까 말 안 해도 알아야지’라는 기대는
오히려 거리를 만든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실망은 감정의 벽이 된다.
그렇게 쌓인 거리감은
어느 순간 관계 전체를 바꿔놓는다.
대화는 줄고, 마음은 닫히고,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관계의 거리감을 줄이는 방법은
결국 다시 ‘표현’이다.
서운했던 걸 서운했다고 말하고,
좋았던 순간을 고맙다고 말하는 것.
지금 마음을 솔직하게 꺼내는 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걸 어려워한다.
꺼내는 순간,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괜히 분위기 망칠까 봐.
그래서 그냥 참고 넘긴다.
하지만 그건 잠깐의 평화를 위해
관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거리감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시간은 오히려 그 거리를 굳혀버린다.
풀지 않으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잊혀진다.
나는 가끔, 예전에 가까웠던 사람을 떠올린다.
‘그때 내가 한마디만 했더라면’
‘그때 그 감정을 그냥 말했더라면’
지금의 거리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은 노력한다.
불편함을 말하고, 섭섭함을 드러내고,
애정도 자주 표현하려고 한다.
거리는 말로 좁혀진다.
마음은 표현을 통해 전달된다.
표현 없는 관계는, 결국 멀어질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오늘, 그 사람에게 마음을 건네야 한다.
그 한 문장이,
관계의 거리를 바꾸는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지문 : 질문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