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동이 틀 무렵
‘모리셔스’ 비행에 불리게 되었다.
이 시국에
모리셔스라니.
좋아해야 할지,
비행이 불린 것을 아쉬워해야 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
브리핑 룸으로 가는 길에
쏟아지는 잠을 깨기 위해
커피 한 잔을 사기로 했다.
브리핑 룸 옆 작은 커피숍.
이 시간에도
커피 머신 소리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평소 같으면
아침 분위기에 맞춰
신나는 음악이 흐르던 곳인데
오늘은
커피숍도 조용하다.
아마
지금 상황을
다들 알고 있어서일 것이다.
나는 늘 그렇듯
작은 사이즈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려 했다.
그때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네가 제일 마시고 싶은 걸로.
가장 큰 사이즈로 주문해.”
무슨 말인가 싶었더니
오늘 출근하는 크루들의 커피를
회사에서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직원은
휘핑크림까지 올린
가장 큰 컵의 커피를 만들어
내게 건넸다.
그리고 말했다.
“Thank you for your hard work.”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계속 괜찮은 척
긴장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그게
잠깐 새어 나온 것 같았다.
눈이 조금 붉어진 채
나는 말했다.
“너희야말로
오늘 출근해서
우리 커피 만들어줘서 고마워.”
그 말을 듣자
커피숍 직원의 눈도
같이 붉어졌다.
그들도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에
각자의 책임을 안고
출근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도록
그 자리에 서서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같은 새벽을 시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안녕을 먼저 바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그날 새벽 회사에는
서로의 안녕을 먼저 빌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