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순간은 사진에 남고,
근심과 고뇌는 일기에 남는다.
내 사진첩은 환하다.
꽃이 피고, 여행지에서 웃고,
조명 아래에서 와인잔을 들고 있다.
내 삶이 퍽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일기장을 펼치면 다르다.
거기엔 상처로 얼룩진 눈물 자국이,
실망과 좌절이,
삼켜진 말들이 적혀 있다.
사진이 특별한 순간을 남긴 '빛'이라면,
일기는 지금 이순간을 버티고 있는
'그림자'다.
보여지는 삶과
살아지는 삶은 다르다.
의도와 달리 행복자랑처럼
보여 인스타에 올리던 사진을
하나둘 내린뒤, 활동을 멈춘지 오래다.
하지만 우중충한 글은
어디든 눈치보지 않고 꾸준히 쓴다.
글쓰기는 결자해지처럼,
일상이란 실타래를 정돈하는 일이니까.
빛은 가끔 찍고,
그림자는 자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