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는다는 것.
우리는 대체로 경험적 특성이 어떤 물리적 사물의 내재적 특성이라고 가정한다. 이것이 이른바 색채라는 체계적 착각이다. 아마 사랑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 얘기는 할 생각이 없다. 적어도 아직은. 나는 당신을 믿었으니까. -블루엣 중.
사람은 어떤 것에 너무 깊게 빠져 있으면 오히려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그럴 때 시작되는 모든 것은 대개 좋은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모르는 진짜의 시작이 찾아오곤 한다. 그것은 내가 믿고 있던 것과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이거나, 절망적인 것이거나. 어른이 되어가는 내 모습이 아쉬웠던 때보다 지금의 내가 더 괜찮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 사랑의 반대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제는 망설임 없이 놓음-이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