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사람들
오늘도 새벽 5시
알람을 힘겹게 끄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약간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거실로 나가며 하루가 시작된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지만
책상에 스탠드를 제일 먼저 켜고
오늘 읽을 책 세팅을 가장 먼저 해놓는다.
부엌으로 가서
올리브유와 레몬, 생강이 섞인
주스를 한 컵 마시고,
따뜻한 물을 받아
케모마일 티를 한잔 우려낸다.
고요하고
평온한 하루의 시작이다.
따뜻한 차를 들고 책상에 앉아
오늘 할 일, 오늘 일정들을
두꺼운 다이어리에 옮겨 적는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냥 적어낸다.
그렇게 다이어리에 적힌 나의 하루는
계획대로 흘러간다. 물론 예외인 날도 많다.
그래도 적어두면 확실히 내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루틴대로 잘 보내게 된다.
40분에서 1시간,
그날 읽을 책들을 읽고
주섬 주섬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요즘 새벽엔 너무 춥기에
단단히 준비하고
한 손엔 텀블러
한 손엔 핸드폰과 실내용 운동화
두 귀엔 이어폰을 꽂고
1층 아파트 헬스장으로 향한다.
새벽 5:55분
일등으로 헬스장에 들어가고 싶어
늘 부지런히 가보지만
늘 2등 아니면 3등^^
이런 거에 목숨 거는(?) 나란 사람 피곤하다.
그래도 나 스스로 동기부여(?)시키며
꾸준히 새벽운동을 하려 노력 중이다.
도착하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킨 뿌듯함에 운동시작 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찍어둔다.
기록이 있어야 열심히 유지하려 더 노력하게 된다.
트레이드밀에 올라가 20분 정도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매일경제 유튜브를 실시간으로 듣고 본다.
그 시간엔 다른 생각 없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같아
평온하고 좋다.
그렇게 유산소를 가볍게 한 후 1시간 남짓
헬스장 안에 있는 근력기구를 3-4세트씩
하며 나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한다.
그렇게 하루 시작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밥을 준비하고,
학교, 유치원 갈 준비를 해주고
가볍게 식사를 함께한다.
아이들이 가고 나면
골프나 수영수업을 간다.
월/수는 골프
화/목은 수영
요즘 내 스케줄의 절반이 운동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러다 정말 무슨 대회라도 하나 나가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요즘 나의 일상을 생각하며 문득
구 신사임당인 주언규 pd의 영상에 본내용이 떠올랐다.
운동을 매일 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습니다.
운동을 하는 게 10 정도 힘들어요
그런데 인생이 100만큼 힘들잖아요?
운동하는 순간이 이때가 휴식이 됩니다.
그런데 인생이 5 정도로 편하잖아요?
그럼 운동하러 가는 10이 뭐예요?
고통이야,,,
인생이 힘든 사람일수록 운동을 계속 나가더라고요.
이영상을 보며
머리 한 대를 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운동할 때 너무 힘들지만
역설적으로 너무 편안하다.
내 몸과 내 운동에 집중하며
현생을 잊는 순간이기에
주언규 PD의 논리가 너무나 나와 흡사하다고 느꼈다.
인생이 힘든가? 운동을 해보자.
평온을 만난다.
딱 2주만 매일 달려보자.
모든 걸 다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은 덤으로 생긴다.
막. 내가 기특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 같다.
그 기분이 좋아서
추워도, 이불속이 좋아도, 5분만 더 자고 싶어도.
또 주섬 주섬 챙겨 나를 돌보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