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는 수많은 말들로 채워진다.
위로와 격려, 감사와 사과까지,..
진심을 전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사람은 그가 했던 ‘말’보다
그 순간의 ‘태도’가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 말은 서서히 희미해지지만,
그 말을 전하던 사람의 눈빛과 표정,
그리고 다정한 기운은
오히려 마음속에 천천히 스며든다.
말은 바람처럼 스쳐가지만,
태도는 그 순간을 담아내는 작은 그릇이 되어
진심을 가장 깊은 곳까지 전해준다.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잊혀져도,
그날의 눈빛과 미소, 그리고 공기의 온도는
문득 떠올릴 때마다 마음을 부드럽게 감싼다.
진심은 그렇게, 말보다 조용히
행동과 온기 속에서 전해지곤 한다.
며칠 전,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었다.
혼자 있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냥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저녁이었다.
그때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잠깐 나올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친구는 다른 말 없이 “지금 나갈게.”라고 답했다.
친구는 내 마음을 읽은 듯
조용히 허브차 한 잔을 내밀며
“저녁은 먹었어?”라고 묻고는,
쿠키를 살짝 밀어주었다.
그 단정한 눈빛과 조용한 손길이
내 마음을 천천히 감싸 안았다.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곁에 있어주는 태도만으로도
사람은 다시 괜찮아질 수 있다는 걸
그날 친구에게서 배웠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
무슨 말을 나눴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자리에 머물던 공기, 따뜻한 찻잔의 온기,
그리고 내 마음을 기다려준 그 다정한 태도만은
아직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남아 있다.
우리가 진짜로 기억하는 건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어떤 태도로 내 곁에 머물러 주었는가이다.
말없이 전해지는 마음의 온도,...
그것이야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심이 닿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