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살린 루틴의 힘! ]
아침 7시,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주전자에 따뜻한 물 한 잔을 끓이고,
양치질을 하며 집안의 모든 창문을 연다.
양치질 후 따뜻하게 데워진 물 한 잔을 들고
테이블로 가서 조용한 음악 한 곡을 켜놓고
잠시 명상 시간을 갖는다.
그 후, 다이어리에 짧은 글을 써 본다.
일기가 아닌 그날의 감정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본다.
그리고,
30분 정도 책을 읽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그렇게 나는 살아내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SNS에서 유행하는 루틴을 따라 한 것도 아니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몸이 너무 무거웠다.
덩달아 마음도 천근만근이었다.
안 되겠다. 이러다간 큰일이 날 것 같아
‘뭔가 하나라도 해보자’고 생각했던 그날,
텅 빈 식탁에 앉아 물을 마시며
내 마음을 종이에 툭툭 흘려 적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그게 시작이었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어제 느꼈던 감정한 줄,
어설프게라도 고마웠던 일 하나,
그리고 오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조용히 써 내려간다.
그렇게 종이 위에 마음을 내려놓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조금씩 정돈되고,
어지러운 마음도 서서히 가라앉고
조금씩 마음이 정돈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이 작은 루틴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짧은 명상으로 하루의 호흡을 가다듬고,
노트 위에 조용히 마음을 놓아두는 그 시간,
폼롤러에 몸을 눕히고 밤사이 굳은 근육을 천천히 풀어주며,
어느새 나도 모르게 “괜찮아, 좋아지고 있어”라는 말을 나 자신에게 건넨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도,
완벽한 하루를 만들기 위한 것도 아닌
그저 내가 나를 아껴주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은
낯선 페이지에서 문득 마주친 문장 하나가
나를 알아봐 주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
위로를 받는 듯한.....
그렇게 나는 오늘의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
이 모든 건 아주 평범한 아침이지만,
그 안에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이 담겨 있다.
누군가와 함께여야만 충만하다고 믿었던 시간 속에서,
이제는 혼자인 순간도 꽤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이 지쳤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질 때,
혼자라는 사실이 괜히 더 크게 느껴질 때조차
나는 여전히 아침 7시에 물을 끓이고,
다이어리를 편다.
어느 날은 울컥하며 글을 쓰고,
또 어떤 날은 말도 안 되는 낙서로 장난을 치고,
가끔은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그저 창밖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하지만 단 하나,
나는 매일 그 자리에 나를 데려간다.
그건 누군가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아껴주는 시간’이다.
나는 매일 그 자리에 나를 데려간다.
그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을 찾아내고 있다.
소리 없이 무너지지 않게,
묵묵히 나를 데려가는
작고 단단한 다정한 루틴.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