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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과학은 왜 자주 틀릴까?

‘오류’ 속에서 자라는 지성의 이야기

by 플루토씨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도 틀렸고,
불이 탈 때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간다는 이론도 틀렸고,
심지어 뉴턴의 위대한 법칙조차 수정되었다고요?”




맞습니다.
과학은 정말 자주 틀렸습니다.
그런데, 이 ‘틀림’은 과학의 실패일까요?
아니면 더 나은 진실을 향한 여정의 또 다른 이름일까요?



천동설의 몰락 — ‘틀림’에서 시작된 우주 이야기


고대의 사람들은 매일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렇게 생각했죠. “태양이 도는구나. 지구가 중심이야.” 그 믿음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로 완성되어 무려 1400년 동안 ‘진리’로 군림했습니다. 그 시대의 관찰로는 너무나 합리적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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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6세기, 코페르니쿠스가 말했다죠. “태양이 중심이라면 더 간단히 설명되지 않을까?” 갈릴레오는 망원경을 들어 올렸고, 목성의 위성과 금성의 위상 변화를 통해 그 생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들의 지동설도 완벽하지 않았어요. 행성의 궤도를 원으로만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케플러가 말했습니다. “궤도는 원이 아니라 타원이다.” 이 작은 교정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틀림은 실패가 아니라, 진실을 향한 방향 수정이었던 셈이죠.



플로지스톤 — 오래된 믿음을 버리는 용기


18세기, 화학의 세계에서도 ‘틀림’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불이 탈 때 ‘플로지스톤’이라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공기 중으로 빠져나간다고 믿었어요. 연소란 ‘무언가를 잃는 일’이라 여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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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부아지에는 그것이 착각임을 밝혔습니다. 물질은 타면서 오히려 질량이 늘어나기도 한다는 사실, 그리고 연소는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화학반응임을 정밀한 실험으로 증명했죠. 그는 말했다고 합니다. “과학은 숫자와 저울 위에서 진실을 말한다.”


그날 이후, 플로지스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틀림을 인정하고 낡은 생각을 버린 용기, 그것이 과학을 새롭게 했습니다.



뉴턴도 ‘틀릴 수 있다’ — 확장되는 진리의 경계


뉴턴의 법칙은 세상을 완벽히 설명하는 듯 보였습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이유도, 행성이 공전하는 이유도. 그는 마치 우주의 설계도를 손에 쥔 사람 같았죠. 하지만 200년 뒤, 아인슈타인이 나타나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속도에서 뉴턴의 법칙이 통하진 않아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세계, 혹은 블랙홀처럼 중력이 강한 세계에서는 뉴턴의 법칙이 미세하게 어긋났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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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뉴턴이 틀린 걸까요? 아니죠. 뉴턴의 법칙은 일상 세계에서 완벽하게 맞는 근사치, 즉 아인슈타인의 거대한 이론 속에서 여전히 유효한 ‘특별한 경우’로 남았습니다.


과학은 이렇게 낡은 이론을 버리기보다, 그 위에 새로운 이해를 쌓아 올립니다.

틀림은 파괴가 아니라 확장인 셈이죠.



과학은 ‘진리’가 아니라 ‘최선의 모형’


과학은 절대적인 진리를 약속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아는 한 가장 일관된 설명”을 제공합니다.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요. 그렇기에 과학자는 확신보다 질문을, 진리보다 검증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모형’은 임시적인 진실입니다.

그런데 그 ‘임시성’이 바로 과학의 강점입니다. 새로운 증거 앞에서 스스로를 고쳐 나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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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과학은 ‘틀리면서’ 나아간다


우리가 믿는 과학의 아름다움은, 결국 스스로를 의심하는 용기에서 비롯됩니다.

진짜 과학자는 ‘정답’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이렇게 묻죠. “이게 정말 전부일까?” 그래서 과학은 멈추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틀리고, 수정하고, 더 멀리 갑니다. 그 여정이 바로, 인간 지성이 걷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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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예고


다음은 제16화: 과학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우리가 걸어온 이 ‘질문의 길’,
그 첫걸음은 어디서부터였을까요?
고대의 별빛 아래, 인류는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요?


다음 편에서 함께 따라가 봅시다.


매주 월요일, 플루토씨의 과학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과학은 정답이 아니라 여정이에요.
함께 걸어가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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