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엘리베이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엘리베이터에는 거울이 있다.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아니라면, 벽면의 상당 부분이 거울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내가 사는 건물도 그렇다. 엘리베이터 문을 제외한 삼면이 거울이다. 나는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마다 그 엘리베이터를 탄다.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내 주제에 안 맞는 깨끗하고 좋은 집이다. 게다가 조용하고 한적하다. 입주민 상당수가 은퇴한 노인들이라고 들었다. 덕분에 들락거리는 사람도 많지 않고, 대체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을 땐 혼자가 된다.
아침에 혼자 엘리베이터에 타서,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셀카 찍기다. SNS에 오늘의 옷차림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삼면이 다 거울이기는 하지만, 셀카를 찍을 때는 항상 문을 등지고 반대편 거울에 반사되는 내 모습을 찍는다. 양옆의 거울을 사용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무래도 앞뒤가 모두 거울이면 이중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고, 그 탓에 찍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셀카를 수월하게 찍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관리실에서 정비나 물건 이동 등의 이유로 거울을 모두 가려둘 때도 있고, 문 왼쪽벽의 거울만 놔두고 나머지만 가릴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왼쪽 거울을 사용해 셀카를 찍는다. 하지만 그렇게 찍은 사진은 한 번도 SNS에 올린 적이 없다.
어째서인지,
그렇게 사진을 찍으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사진이 흐릿하게 나온달까, 포커스가 안 맞는달까. 가끔은 엉뚱한 곳에 포커스를 맞출 때도 있다.
최근에도 한동안 두 면이 가려져 있어서 왼쪽 거울만 사용했는데, 아무리 해도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몇 차례 찍다가 관두고 말았다. 그렇게 셀카 없는 나날을 보내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라기에는 약할지도 모르지만,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된 것이다.
저녁에 밖에 나가려다가, 갑자기 정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나는 컴컴한 엘리베이터 안에 갇혔다. 스마트폰 조명기능을 이용해 겨우겨우 비상벨을 찾았고, 관리실과 통화하는 데 성공했다. 관리실에서 곧 비상전력으로 복구해 주겠다기에, 나는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
특별히 무서웠던 건 아니지만, 지루한 건 사실이었다. 잠깐이라고는 해도 컴컴한 곳에서의 잠깐은 꽤 긴 시간이다.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이유를 아는가. 옛날, 엘리베이터가 지금보다 훨씬 느리던 시절, 목표층에 도착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승객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내 처지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였나보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된 건.
기다리는 동안 셀카나 찍어볼까.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로 찍으면, 오히려 포커스도 맞고 잘 찍힐지도 몰라.
게다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의 셀카라니, SNS 떡상각이잖아?
그래서 찍었다. 찍지 않는 게 좋을 뻔했다. 나는 스마트폰에 찍힌 사진을 들여다보며 패닉에 빠졌다. 이 사진이 뭘 의미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겨우 진정된 것은, 비상전력이 복구되고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온 다음이었다. 밖으로 나가 찬 공기를 마시고, 한참 쉰 후에야 나는 그 사진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 후로, 다시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게 되었다.
만약 당신이 사는 집에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그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다면 조심하길 바란다. 거울이 여러 개 있다면 더욱 조심하기 바란다. 만약, 그 여러 개의 거울 중에 다른 거울과 달라 보이는 것이 있다면, 그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삼면이 모두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날, 어두운 엘리베이터에서 플래시를 터트리며 찍은 사진에는, 한 노인의 모습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다. 거울 건너편에서 소파에 앉아, 웃으며 느긋하게 이쪽을 감상하는 노인이. 그 노인은 귀신이나 환영 같은 것이 아니었으리라. 이 건물의 입주자, 혹은 건물주일지도 모른다. 거울 건너편에 살고 있는 관람자 중 한 명. 그리고, 그 층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이유를 아는가. 옛날, 엘리베이터가 지금보다 훨씬 느리던 시절, 목표층에 도착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승객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아직 매직미러라는 물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