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방울 부는 까닭

터지길 혹은 터지지 않길

by 고운 저녁

비눗방울 부는 까닭


쓰나미 같은 슬픔을 짐 깊숙이 감추고

태평한 바다를 날아

손님이라는 이름이 찾아왔다

훈제 연어처럼 온몸에 밴 슬픔의 냄새가

뻐끔뻐끔 새어 나올세라

나는 줄곧 비눗방울을 불었다

손님의 슬픔을 향기로운 동그라미에 담아

조심스럽게, 멀리, 아주 높이 날려 보내고 싶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곳에서

눈물 몇 방울로 터져

흐르거나 부서지길 바랐다

그러면 우리는 슬프지 않은 말투로

담담하게 시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나마

아주 잠시나마 유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슴을 맞대고 등을 토닥이며

짧은 이별의 말을 나눌 때, 급기야

훈제된 슬픔의 찐한 냄새를 맡고야 말 테지만

떠나지 못한 무지갯빛 방울들이 터져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소리를 듣고야 말 테지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