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by 고운 저녁

꽃잎: 네가 닿을 우주


바로 눈앞에서

우주를 머금고

태어난 꽃송이


너의 고운 꽃잎을 보면

아스라이 아리다

갓 피어난 그 연한 살갗이

눈빛 하나에도 다칠까 봐


곱기만 한 너의 꿈이

보드랍기만 한 너의 희망이

시리도록 저린 것은,


네가 아직 모르는 걸

알게 된 죄

네가 모르는 비밀을

먼저 알아버린 벌


말해도 듣지 못하는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

악을 써도 들을 수 없는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수억의 은하수

그 빛무덤을 헤치고

진공의 외침이 가닿는 순간


너는 이미 공범


나는 없고

너만 남아

새로운 별무덤을 넘어

이르게 될 너의 우주


그곳에 또다시

남을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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