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31화

by 희지

그 당시에 그 선생님은 매우

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었다

예의 바르고 (모든 환자들이 들어오면

목 디스크로 고생하시는데도

서서 하는 인사를 꼭 하셨다)

봉사 정신이 투철한 의사분이었다

주어진 20분 정도에 하는 이 병원은

환자를 느긋하게 예약받아서

상담 시간이 다른 병원에 비해

넉넉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 선생님과의 대화는 무척 즐거웠다

내 얘기를 굉장히 자세히 들어주려고 노력하셨고

나의 이야기를 들으시곤 늘 무엇이든 듣고

배우시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였다


늘 하찮게 느껴졌던 나 자신이었다

그런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 진심으로 들어준다는

그 느낌은 뿌듯하고 행복했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돌멩이일지라도

결국엔 아주 작게나마 붙어있는 보석(장점)을

찾아주는 면이 있으신 분이셨다


일주일에 두 번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내가 만나는 유일한 낯선 사람,

하지만 믿을 수 있는 그 분과의 담소는 무척 소중했다

선생님께 이런 진심을 말한 적이 있었다

나의 인생 통틀어 내 생일날

내가 내 자신에게 준 최고의 생일 선물 같다고,

이런 선물을 받아 매우 기쁘다고

진심을 담아 말로 전했었다

선생님 덕분에 많이 좋아진

나는 밖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자연의 소소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 동네에 살 때에 보이던 그 작은 공원이 좋았다


내가 치유된다고 느낄 때는

작은 공원 쪽에서 생명이 움트고 자랄 때였다

새 생명은 끊임없이 탄생하고 끊임없는 순환하며

새 생명도 끊임없이 탄생한다는 사실을,

희망과 불행은 계속 반복된다는 것을 자연에서 배웠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작디작은 공원은

나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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