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Prologue
그 후배는 어느 날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별 말도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없던 사람처럼 조용히 사라졌다.
처음엔 다들 수군거렸다.
무슨 일 있나? 어디 아픈가 봐? 뭐 잘렸나?
그러다 며칠 지나자, 짜증이 섞인 말들이 쏟아졌다.
“진짜 무책임하다.”
“역시, 회사 생활을 너무 가볍게 보네.”
막내가 하던 자잘한 일들.
심부름, 복사 같은 것들.
별일은 아니지만, 막상 없으면 불편한 그런 일들. 그게 불편함이 되고, 불편함은 화가 되고, 화는 말 없는 그 후배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나는, 뭔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눈에 밟혔다.
그 애는 처음에는 싹싹하고 밝았다.
왠지 모르게 어두운 면이 살짝씩 보였지만,
적어도 회사에서는 티를 안 내려고 하는 게 보였고,
계속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병아리같이 귀엽고 이뻤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예쁘다 예쁘다 해서일까.
애가 점점 선을 넘는 것 같더니
결국 무단결근이라는 사달을 내버렸다.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며칠 뒤, 우연히 후배가 짐을 챙겨 나가는 걸 봤다.
나는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따라나섰고,
별 준비도 없이 말을 걸었다.
“괜찮은 거야…?”
그 애는 잠깐 멈추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순간, 내 머리도 멈췄다.
이게 지금 뭐지? 싶었다.
갑자기 또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타부타 말도 없이 갑자기 그만둔다고 하니, 걱정돼서 한 마디 한 건데,
눈물부터 흘리는 모습에 당황했고,
이 상황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괜히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래서 사람은,
남 일에 너무 신경 쓰면 안 되는 건가 보다.
나는 그냥, 원래 다들 그렇게 버티는 줄 알았다. 힘들어도 참는 거고, 아파도 말 안 하는 게 예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애는, 무단결근에 말 한마디 없이,
변명도 없이, 눈물부터 시작했다.
이건 그냥, 끝끝내 아무 말 못 하다가 사라진 한 사람의 이야기고,
나도 그 곁에서, 아무 말 못 하고 속만 터지던 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