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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까뮈', 나는 '이방인'

무관심한 '이방인'이 되기 싫은 우리들

by 마르쉘

'이방인'이 별 건가?

요샌 내가 '이방인' 같다.

그렇다고 느끼면 정말 '이방인'인 거고... 아니라고 느끼면... 뭐...

"애잔한 거지"...



알베르 까뮈'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책 속에 담으려고 '이방인'이라는 소설을 썼을까..

'까뮈' 그리고 그의 소설 '이방인' 우리 모두는 기억할 것이다.


까뮈의 '이방인'


'문교부 지정, 중고생 권장도서'라고 고등학교 복도게시판에 붙여진 A3크기 포스터에 인쇄되어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나의 담임 선생님은 무언가 좀 착각을 했었던 것일까?

'이방인'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도스토옙스키..(맞나?)의 '죄와 벌'..

이런 소설들과 함께 그저...'권장도서' 였을 뿐인데

그 책을 꼭 사서... 꼭 읽으라고...'필독서'라고...

독후감까지 써오라고 했던 것도 또한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내가 살던 경기 광주 시내에 서점이라고는 '문화서림' 밖에 딱히 생각이 안 나는데

혹시 서점과 추악한 상부상조(?)를 한건 아니었으리라)


그때... 우리 반 애들 중에는 진짜로 그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낸 녀석들이 두 세명 있었고

그 나머지는 책을 서점에서 구입만 하고 아직 안 읽고 있거나,

계~속 첫 몇 페이지만 읽는 중 이기만 했었던...

사실, 대부분 애들은 관심 1도 없었던...

아니, 그냥... 책 읽는 독서 자체가 싫어서 외면했던...

그 '이방인'..

내가 스무 살 되기 전까지도 그 권장도서 '이방인"은 나에게서도 끝끝내 읽히지 않았다.


그렇게 내 기억 속에서 티끌도 없이 잊힐 줄 알았던 '알베르 까뮈'..

5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지나갔고 졸업 논문을 써야 할 무렵에 가서 나는 '까뮈'를 또 만났다.

어쩔 수 없이...졸업 논문 때문에...


논문을 '까뮈'의 '이방인'으로 정한 이유?

프랑스문학 중에...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어서.. 아니면... 그나마 익숙해서... 였던 것 같다.

그때 내 졸업 논문제목이 뭐였더라... [까뮈의 이방인에 관한 어쩌고저쩌고... 고찰]

(내가 쓴 논문임에도 지금 정확한 제목까지는 생각이 안 난다)


내가 논문도 쓰다니... 나도 놀랬다..

아니, 논문이란 걸 쓰게 된 기회가 나 스스로에게도 영광스런 거였다.(그때는)

불어불문학과 입학해서 4년 동안 나는 뭘 했는지..

그렇다고 술만 마시고 놀기만 한 것도 아닌데 불어는 뭐... 제대로 잘하지도 못하고

학점은 '에휴~'였고 그나마 천만다행인 건.. 프랑스어학보다는 불란서 문화와 불문학 위주로

학점을 채운 나는 졸업을 시험이 아닌 논문 제출을 통해서 학위 수여를 받을 수 있었다.


'졸업논문'이 아닌 '졸업시험'을 봤다면... 내가 졸업은 제대로 했으려나?


아마 'F학점' 총을 맞아서 졸업도 계속 못하고 캠퍼스의 죽은.. 추한 아저씨 귀신이 되었을 거다.

그러니 천만다행이다.

졸업은 해서 비록 불어랑은 전~~ 혀 상관없는 직종에서지만 이제껏 잘 먹고 잘 살아왔으니 말이다.


아!!

그런데, 까뮈의 소설 '이방인'은 고등학생이 이해할 만한 그런 책 아니던데?

그냥 대충 겉핥기식으로 읽으면...

"뭔 내용이야?" 할...

작가 까뮈'의 의도와 주인공 '뫼르소'의 심리를 깊이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면서 찬찬히 자~알 읽어도...

"아~이게 도대체 뭔 뜻 이래? 누가 좀 알려주~" 할 만큼 어려운 책인데...

누가 '이방인'을 고등학생 권장도서라 했는지 사뭇 궁금하다.


사실, 이방인의 줄거리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고, 무겁고, 습하고, 괴상하고, 따분하고

비상식적이고 '권태스러움'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


논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었지만 그게 아주 오래전이지만 그때 그 책을 읽는 내내 가졌었던 주된 느낌은

어둡고 습하고 꿉꿉하고 땀기가 찐득찐득한 그런 기분이 좀 가히 좋지는 않은 느낌이 주였었던 기억이다.


갑자기 또 문학청년이라도 된 듯 까뮈의 이방인 이야기를 꺼낸 건...

비 오는 날의 꿉꿉하고 덥고 끈적이는 기분의 느낌이 생각나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장마... 습도.. 더위... 이제 습습한.. 장마가 오다 보니...

소설 내용 내내 온통 그런 습한 느낌 들었던 까뮈의 '이방인' 생각이 문득 + 불현듯 났었나 보다.





이방인..

'이방인'이 뭘까..?


다른 곳,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이방인'이라고 한다.


사람은 '범주'를 만든다.

행여 고독해질까 봐 외로워질까 봐 그게 두려워 평생 '무리'를 찾고 어디엔가 '소속'이 되어있어야 하며

'약속'을 만들고 '모임'을 만들며 그런 '범주'안에 있어야 안심을 하고 '난 외롭지 않음'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 범주에 들지 않는 사람을 그 범주에 든 사람이 바라볼 때... 그럼 저 사람은 '이방인'인가?

인위적 범주안으로 들어간 사람과 범주 밖에 있는 사람과 다른 건 없다.


무의미... 무관심... 해도 좋은데...

이런 우리는 모두 다 이방인이고 그게 꼭 나쁜 건 아니다.

어떤 뜻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은 원래 외롭다.

외롭다기 보단...

사람은 외로운 존재인건 분명한 것 같다.

정작 외로운 사람은 외롭다고 하지 않는다.

그것까지 인정하고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이방인이 별 건가...

요샌 내가 '이방인'이고 '알베르 까뮈'인 것 같다.

세상은 '무의미'한 것 같고, 간혹은 다 '무관심'하고 싶다.

아니라고 하면 또 애잔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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