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대단하십니다.
친한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25년을 버틴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의 자리가 든든해지자
초등5학년 아들의 표정이 밝아졌고,
친정어머니의 짐도 많이 가벼워지며
집안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지요.
그녀는 배움과 취미로 그동안의
지친 삶을 채우며
인생 2막을 열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시작을 응원했고요.
하지만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친정어머니의 고관절 골절.
살림과 간병을 동시에 떠안은 나날이
석 달이나 이어졌습니다.
간병은 길고 짧음을 떠나
결코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가족인데 석 달쯤은 당연하다”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아픔이 가장 아픈 법.
그녀의 3개월은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작년에 치매 걸리신 어머니를 두 달 모신 적이 있습니다.(대부분 아내 몫이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안의 갈등과 무게는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몇 년, 몇십 년이 태산이라면
내 두 달도 작은 뒷동산만큼은 되는 거라고.
정도의 차이일 뿐, 모든 수고는 대단합니다.
세상에 당연한 수고란 없습니다.
크든 작든, 길든 짧든,
누군가의 정성과 인내는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지금 그녀는 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끝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그 수고는 당연한 게 아니에요.
그건 사랑이고, 그 사랑을 해내는 당신은 참 대단한 분입니다.”
수고하는 모든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드릴게요.
"당연한 이치는 있어도,
수고는 결코 당연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