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사상과 명상 3
마하바라타와 바가바드 기타는 인도 문화와 힌두교 사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고전으로 꼽힌다. 바가바드 기타는 마하바라타라는 거대한 서사시의 일부이지만, 그 자체로 독립적인 경전으로 널리 읽히고 연구된다.
1. 개요
의미: "위대한 바라타 왕조의 이야기" 또는 "위대한 인도의 역사"라는 뜻을 지닌다. '바라트'는 인도의 공식 명칭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규모: 약 10만 개의 시구(슐로카)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긴 서사시 중 하나로, 구약성서의 약 4배, 그리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합친 것보다 약 7배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성격: 단순한 영웅 서사시를 넘어, 신화, 전설, 종교, 철학, 윤리, 법률, 정치, 사회풍속 등 고대 인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백과사전과 같은 작품이다. 인도인들은 "마하바라타에 있는 것은 이 세상에도 있고,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이 세상에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인도 정신문화의 정수로 여긴다.
저자 및 형성 시기: 전통적으로 현자 비야사가 저술하고 코끼리 머리를 한 지혜의 신 가네샤가 받아 적었다고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기원전 수세기부터 기원후 수세기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이 구전되고 증보되며 현재의 형태로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2. 주요 내용 및 줄거리
마하바라타의 핵심 줄거리는 고대 인도 북부의 쿠루 왕국을 배경으로, 사촌지간인 판다바 가문과 카우라바 가문 간의 왕위 계승권을 둘러싼 갈등과 정의(다르마)를 회복하기 위한 쿠룩셰트라 대전쟁이다.
판다바 가문: 판두 왕의 다섯 아들로, 정의롭고 고결한 성품을 지닌 유디슈티라, 용맹한 비마, 뛰어난 궁수이자 이야기의 중심인물 중 하나인 아르주나, 쌍둥이 형제 나쿨라와 사하데바. 그들의 공통된 아내 드라우파디 역시 중요한 인물이다.
카우라바 가문: 판두 왕의 형인 눈먼 왕 드리타라슈트라의 백 명의 아들들로, 맏아들인 두르요다나를 중심으로 판다바 가문을 시기하고 권력을 탐한다.
주요 갈등: 두르요다나의 계략으로 판다바 형제들은 모든 것을 잃고 13년간의 유배 생활을 떠나게 된다. 유배에서 돌아온 후에도 카우라바 가문이 왕국을 돌려주지 않자, 결국 양측은 쿠룩셰트라 평원에서 18일간의 대전쟁을 벌이게 된다.
크리슈나의 역할: 비슈누 신의 8번째 화신(아바타라)인 크리슈나는 판다바 가문의 편에 서서 아르주나의 마부가 되어 조언자이자 인도의 위대한 스승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전쟁 직전 아르주나가 친족과의 싸움에 고뇌할 때 그에게 전한 가르침이 바로 <바가바드 기타>이다.
전쟁의 결과: 처절한 전쟁 끝에 판다바 가문이 승리하지만, 수많은 영웅과 전사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깊은 슬픔과 허무함을 남긴다. 이후 유디슈티라가 왕위에 오르고 정의로운 통치를 펼치지만, 결국 판다바 형제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히말라야로 떠나 해탈을 추구한다.
3. 마하바라타의 구성
마하바라타는 총 18편의 주요 부분과 부록인 하리밤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편에는 다양한 삽화, 교훈적인 이야기, 철학적 담론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4. 마하바라타의 사상적 중요성
다르마: 서사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다. 다르마는 정의, 의무, 법, 도덕, 우주적 질서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각 등장인물은 자신의 다르마와 상황 속에서의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마하바라타는 절대적인 선악보다는 상황에 따른 다르마의 복잡성과 그 선택의 결과를 보여준다.
카르마와 윤회: 등장인물들의 행위와 그에 따른 결과, 그리고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윤회의 관념이 깊이 깔려 있다.
네 가지 인생 목표(푸루샤르타): 다르마(정의), 아르타(세속적 성공과 부), 카마(감각적 즐거움), 목샤(해탈)라는 힌두교의 네 가지 인생 목표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성찰을 담고 있다.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사랑, 증오, 질투, 용기, 비겁함, 탐욕, 희생 등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과 본성을 깊이 있게 묘사한다.
5. 마하바라타의 문화적 영향
마하바라타는 인도뿐만 아니라 네팔, 스리랑카,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등) 국가들의 문학, 연극, 무용, 미술, 영화, TV 드라마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새로운 형태로 창작되고 있다.
1. 개요
의미: "거룩한 분(크리슈나)의 노래" 또는 "주(主)의 노래"라는 뜻이다.
위치: 마하바라타 제6편 '비슈마 파르바'의 일부(23장~40장)로, 총 18장 700여 개의 시구로 이루어져 있다. 비록 마하바라타의 일부이지만, 독립적인 경전으로서 베다, 우파니샤드와 함께 힌두교의 3대 경전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
형식: 쿠룩셰트라 전쟁 직전, 자신의 친족과 스승들을 상대로 싸워야 하는 절망과 고뇌에 빠진 왕자 아르주나와, 그의 마부이자 스승이며 비슈누 신의 화신인 크리슈나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주요 가르침 및 사상
바가바드 기타는 삶의 본질, 인간의 의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등 심오한 철학적, 종교적 가르침을 담고 있다.
다르마의 수행: 크리슈나는 아르주나에게 크샤트리아(무사 계급)로서 자신의 본분(스바다르마)인 정의로운 전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카르마 요가(행위의 요가): 결과에 대한 집착이나 이기적인 동기 없이, 오직 행위 자체에 헌신하며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행위의 결과는 신에게 맡기고, 행위의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마음의 평정과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친다.
즈나나 요가(지혜의 요가): 육체와 영혼(아트만)의 차이, 현상 세계의 본질, 궁극적 실재(브라흐만)에 대한 참된 지혜를 통해 무지와 미망에서 벗어나 해탈에 이르는 길이다. 영혼은 불멸하며, 육체적인 죽음은 영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파하여 아르주나의 슬픔을 달랜다.
박티 요가(신애의 요가): 지고한 신(크리슈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사랑, 헌신을 통해 신과 합일하고 구원에 이르는 길입니다. 크리슈나는 자신이 모든 존재의 근원이자 궁극적인 귀의처임을 밝히며, 자신을 향한 순수한 박티를 강조한다. 바가바드 기타는 이 세 가지 요가(카르마, 즈나나, 박티)를 조화롭게 통합하여 제시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트만과 브라흐만: 영원하고 불멸하는 개별 영혼(아트만)과 우주적 절대자(브라흐만)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과 궁극적 목표를 제시한다.
신의 화신: 크리슈나는 자신이 다르마가 쇠퇴하고 아다르마(부정의)가 성행할 때마다 지상에 화현 하여 정의를 회복하고 악을 멸하는 신의 화신(비슈누의 아바타라) 임을 드러낸다.
삼구나: 우주 만물과 인간의 심성을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적인 성질인 사트바(순수, 조화), 라자스(활동, 격정), 타마스(무지, 나태)에 대해 설명하고, 이 세 가지 구나를 초월하여 해탈에 이를 것을 가르친다.
3. 바가바드 기타의 구조
총 1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아르주나의 질문과 크리슈나의 답변이 이어지는 형식이다.
초기(1~6장): 아르주나의 고뇌, 카르마 요가, 즈나나 요가 등을 주로 다룬다.
중기(7~12장): 크리슈나의 신성(神性), 우주적 형상, 박티 요가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후기(13~18장): 물질과 정신, 삼구나, 신앙의 종류, 포기와 헌신 등을 다루며 가르침을 종합한다.
4. 바가바드 기타의 중요성 및 영향
힌두교 핵심 사상의 집약: 힌두교의 다양한 철학적 흐름과 신앙 형태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어,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널리 읽히는 경전 중 하나이다.
실천적 지침 제공: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영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보편적 영감의 원천: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를 비롯하여 동서양의 수많은 사상가, 작가,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간디는 바가바드 기타를 자신의 '영적인 어머니'라고 칭하며 일상생활의 지침으로 삼았다.
세계적인 영향력: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연구되며, 종교와 문화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인 영적 지혜를 담고 있는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마하바라타는 인간 사회의 온갖 갈등과 드라마 속에서 '다르마'의 의미를 탐구하는 거대한 서사라면, 바가바드 기타는 그 서사 속의 한 극적인 순간을 배경으로 하여 개인의 실존적 고뇌와 구원의 길을 심도 있게 제시하는 철학적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서로를 보완하며 인도 사상의 깊이와 넓이를 함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