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에게 받은 것
벌써 마지막 글이다. '내 목소리, 네 목소리'의 마지막이 왔다는게 실감이 잘 안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만남을 거쳐왔다. 이 만남을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몰라 지웠다 쓰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역시 마지막 글은 지금까지의 여정을 함께해주신 당신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 같더.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일단 매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함께해줘서 고맙다. 당신이 함께였기에 혼자가 아닐 수 있었다.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내 글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잘 것 없는 작디 작은 글이었지만 그렇게 크게 퍼질 수 있었다.
당신들의 이름을 한자한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신이 준 좋아요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당신이 써준 댓글도 꼼꼼히 읽어보고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 소중한 내용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서 답장도 보내고 있다. 당신이 나에게 준 것이 이렇게나 많다.
명확한 주제의식 없이 다양한 목소리를 쓴다는 명목으로 즉흥적으로 써내려간 글인데, 이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특히 '집오리의 꿈' 글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글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줄은 몰랐다. 그외의 다른 글들도 많은 관심을 받아 기쁘다. 나는 아무래도 관심이 없으면 못 사는 인간인가보다.
당신이 나에게 준 것 말고도 이렇게 많은 글을 써내려 가면서 내가 당신들에게 준 것이 있다고 믿고 싶다. 그래야 내가 받았던 수 많은 고마움을 당신들에게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지 않겠는가. 당신이 준 것은, 이 고마움은 나에게 갚아나야 할 또다른 빚으로 남아있다. 아마 평생동안 갚아나가야할 빚이 겠지.
나에게 삶이란 족쇄와 같았다. 정신질환을 앓게되기 이전부터 나는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버거웠다. 내 삶을 힘들게한 것도 나고 붙잡은 것도 나였다. 나는 삶에 대한 채무를 위해서라도 살아가야할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를 붙잡고 있는 것도 나고, 글과 삶이라는 살아가야할 이유가 생겼다.
나는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들이 주는 따뜻함. 격려. 위로 그리고 나 자신이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서야 한 걸음 전진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정말로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소중한 것들을 배웠다. 특히 글을 씀으로서 내 질환이 많이 호전될 수 있었다. 내 목소리를 전할 수단이 있다는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사람은 역시 좋아하는 것을 해야되는 모양이다. 이 모든 것도 다 당신 덕분이겠지.
나는 '내 목소리, 네 목소리' 이후에도 글을 열심히 쓸 것이다. 글은 내가 빚을 갚아나가는 수단이니까. 내가 나아질 수 있는 길이니까. 그동안 이 보잘 것 없는 글을 봐 주어서, 사랑해주어서 감사하다. 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의 글을 봐주어서 감사하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다른 글을 쓰겠지만, 당신이 계속 따라와준다면 빛을 발하는 멋진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 더 많은 목소리를 전하도록 하겠다.
당신이 나에게 준 것, 당신에게 받은 것, 내 목소리, 네 목소리. 당신의 목소리. 모두 짊어지고
오늘 하루도 그렇게,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