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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곳엔 망고가 지천이겠네요

by 지구지고

이 샘!

혹시 지금 망고를 사고 계신가요?

방글라데시가 어수선한 것처럼 방글라데시의 망고나무에도 어수선한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망고들이 익어가겠죠. 한참 익어서 좌판의 망고 장수들에겐 소득으로 돌아가고 그 적은 수입이 한 가족의 밥상을 풍족하게 하겠죠.


지금쯤이면 방글라데시엔 망고가 지천이겠네요. 가로수로 심은 나무에도 망고가 주렁주렁 열렸을 거고요. 집 앞, 옆 할 것 없이 족히 2층은 되고도 남을 한 아름 되는 망고 나무엔 진녹색의 망고가 따는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계절이고요.


방글라데시에서 망고를 처음 봤을 때는 6월이었어요. 연한 녹색의 뺀질뺀질한 윤이 나는 망고였습니다. 방글라데시 유적지인 파남시티에 갔다가 만난 청년들이 망고나무에서 따서 바로 칼로 깎아 주는데 마치 땡감을 깎듯이 깎더라고요. 속살은 연한 베이지색이었고요. 입에 들어가는 순간 신맛에 온몸이 진동을 일으켰어요. 그 모습에 나를 바라보던 청년들이 웃음을 찾지 못하고 까무러치듯 웃었지요. 그래도 우리를 배려해서 나무에 올라가 따온 망고니 뱉을 수가 없어서 더위에 헐떡거리는 개가 침을 흘리듯 침을 질질 흘리며 먹었습니다. 그런데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신 망고에 소금을 뿌려서 먹더라고요. 그러면서 말했어요.

45.jpg 망고나무에 열린 망고

“아직 안 익었어요.”

전 그 신맛에 진저리를 쳤어요. 지금도 입에 침이 가득 고이네요.

7월, 8월이 되면서 내가 살던 집 앞엔 망고를 가득 실은 손수레 여러 개가 나와 망고를 팔았지요, 익은 망고라고 하는데 왠지 낯선 망고였어요. 내가 알던 망고는 개나리 노란색이었는데 녹색 껍질에 우중충한 반점도 있고 윤기 하나 없는 망고를 팔고 있으니 이걸 사야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기도 했죠. 첫 망고는 사서 먹지 않고 보관하면서 매일 눌러보았어요. 색깔은 노랗게 변하지 않았어도 말랑말랑하면 익었겠지 하는 생각이었지요. 이틀쯤 지나니 말랑해지더라고요. 껍질은 약간 쭈글쭈글하고요. 단맛이 엄청 강했어요.


한국에서 망고 먹듯이 뼈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포를 떠서 바둑판 모양으로 칼집을 내서 껍질을 뒤로 젖히는 방법 있잖아요. 작은 큐브 망고가 입으로 하나하나 들어갈 땐 정말 그 달콤함에 취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매일 집에 들어올 때 망고 1㎏씩 사서 들어왔지요. 1식 2망고. 매일 먹는 망고를 큐브로 만들어 먹다 보니 버려지는 부분이 생겼어요. 망고의 뼈를 갈비 뜯듯 먹기도 하고요. 그러나 망고를 사과 깎듯이 깎아 봤어요. 잘 깎이더라고요. 살집도 많고요. 입심도 좋았지요. 한국에서는 해 보지 못한 망고 먹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내가 망고를 이렇게 좋아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러다 나중에는 망고에 약간 흠집을 내고 껍질을 손으로 바나나 껍질 벗기듯 벗기니 잘 벗겨지더라고요.


망고는 익은 상태에 따라 맛이 다른데요. 식감이 좋은 망고를 찾는다면 좀 딱딱한 것을 찾으면 되는데 깎아 놓으면 딱딱한 질감이 살아있고 달콤하면서 약간의 새콤함이 있어요. 부드러운 식감의 망고를 찾는다면 손으로 눌러봐서 살짝 들어가는 것을 사면되는데 손으로도 벗길 수 있어요. 벗기면서도 망고즙이 손에 가득하지요. 아주 달콤함의 극치를 이룹니다.


망고는 정말 맛있는 과일이에요. 새콤달콤한 망고, 달코롬한 망고, 달달한 망고, 딱딱하면서 새콤한 망고, 골라 먹는 재미도 있지요. 여름이 못내 아쉬워 겨울 먹을 망고를 냉동고에 가득 채웠다 가 먹기도 했네요. 방글라데시 망고가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망고 향은 어떨까요? 뭐라 표현해야 좋을까요? 누가 좀 알려 주면 좋겠네요.

아참! 망고 잘못 먹으면 옻 올리는데. 망고나무가 옻나무과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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