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밍고는 한 다리로 더 오래 선다

by 서하

플라밍고는 얕은 물에서 생활하며 한쪽 다리를 접은 채 오랜 시간 서 있는 모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자세는 시각적으로 특이해 인간에게는 불편하거나 힘들어 보이지만,

플라밍고에게는 에너지 보존과 체온 유지에 최적화된 생리적 전략이다.


한쪽 다리를 접고 서는 이유 중 하나는 열 손실 방지다.

플라밍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차가운 물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두 다리를 모두 물에 담그면 체온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한 다리를 접고 다른 다리만 물에 담가 최소한의 열 손실을 유지한다.


두 번째는 근육 피로 감소이다.

플라밍고는 다리 관절과 인대 구조상, 한 다리로 균형을 잡고 설 때 오히려 더 적은 근육 사용으로 체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진화해 있다.

특히, 무릎이 아닌 발목 위쪽 관절이 고정된 지지점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 자세는 장시간 유지하기에 오히려 안정적인 방식이다.


또한, 관찰에 따르면, 플라밍고는 활동 상태보다 잠자는 동안 오히려 한 다리 자세를 더 자주 취한다.

이는 한 다리로 서는 자세가 단지 기능적일 뿐 아니라,

플라밍고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휴식 상태임을 시사한다.


우리 눈엔 위태로워 보이지만,

플라밍고는 그 불안해 보이는 자세 안에서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을 견디고 있다.

몸 전체를 쓰지 않아도, 한 다리만으로도 자연스럽게 평형을 이루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때로는 덜 애쓰는 방식이 더 오래가는 길임을 보여준다.

지금 내가 취하고 있는 어떤 자세가 위태롭고 어설퍼 보여도,

그것이야말로 내가 가장 지혜롭게 버티고 있는 방법인 것 아닐까?



동물원에 가면 늘 보이는 핑크빛 플라밍고

플라밍고를 볼 때마다 얇은 다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하곤 했는데, 다 뜻이 있는 것이었다니!

플라밍고가 서있는 모습을 AI로 그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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