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쫄망 투자기
2016년 여름
나는 결코 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는
비극적 예상 앞에 아무런 대책이 없어 불안했다.
불안은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했다.
휴가 대신 A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을 보러 다녔다.
분양 사무소의 달콤한 영업 멘트와
새로운 지역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약 8%의 수익률을 장담하는 분양사의 말을
cross check 하거나
미래 전망을 할 실력도 없는 상태에서
분양가 1억 8천만 원의
오피스를 분양받았다.
주택 임대와는 달리 임차인 신경 쓸 것도 없고
무엇보다 제2의 코엑스가 될 지역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도파민과 함께 뿜어져 나왔다.
2019년 분양완료 계약
대출 1억(금리 4% 초반)
실투자금: 7천5백
보증금 : 500만 원/ 월세 55만 원
막상 입주를 시작하니
그 지역의 오피스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적은 상황
시장의 원리는 가차 없었다.
현실은 시베리아 벌판의 찬기운이 돌았다
막상 입주 시점에는
월세 55만 원도 겨우겨우 맞춰지는 수준.
수익률은 5% 이하로 급락,
게다가 보유세. 부가세. 중계비용 등을
계산하면 4%도 안되었다.
2025년, 현재
제2의 코엑스가 완공되기는 했는데,
주변에 새 오피스는 더 많이 공급돼서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
완전 쫄망한 투자가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가 감당할 만한 손실이라는 거.
사실 8%의 수익을 예상하고
분양받을 때,
도파민에 취한 나는
한 채 더 분양받을까 했었다.
고맙게도!
그 분양사가 나를 말려 줬다.
아직 처음 투자하시는 거니까
일단 1채만 해 보세요.
만약
내 도파민이 시키는 대로
2채를 분양받았더라면
나의 슬픔도 두 배,
손실도 두 배가 되어
앓아 누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분양사 중에는
고객의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여러 채를 분양받도록
영업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
전문용어로 그걸
"멕인다"
라고 표현하더라.
손실은 확정인데,
이 공간을 내가 활용하면 어떨까?
4년 6개월 뒤에
퇴직하면
나만의 일할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지만
나란 인간은
집에서는 거의 연체동물이 되어서
조금은 직립보행을 유도해 줄
공간이 필요하다.
퇴직하면 나만의 업무공간이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매일 가야 하는 곳이 없다는 게
해방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1억 4천에 매도하실래요?
읔!
무려 4천만 원의 손실을 확정해야 한다니.
열정도 좋고
노력도 좋은데,
운이 안 좋았던 걸까?
무식했던 걸까?
반성의 모드를 잠시 갖고....
AI에게 물어봤다.
4천만 원의 손실을 보고 매도 후 생기는 현금 4천만 원으로
주식+비트코인 투자 시 수익 시뮬레이션
VS
4~5년 후 나의 사무실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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