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월급쟁이 투자자의 루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루틴은 흐른다.

by Mira

월급쟁이는 매일 출근하고, 투자자는 매일 투자한다.

나는 그 둘을 동시에 살아가는 사람이다.


슈퍼리치도 아니고, 억대 연봉자도 아니지만

그래서 더더욱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지고 싶기 때문에.


매수만이 투자가 아니다

꼭 주식을 사지 않아도 괜찮다.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뉴스와 데이터를 보는 것.

그 자체로도 훌륭한 투자 행위다.


디자이너, 소비여왕의 고백

나는 미대를 나왔고, 디자인 업계에서 일한다. 주변엔 숫자나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 드물다.


대신 예쁜 것엔 열광적이다.

신상, 명품, 감각적인 공간, 시계, 슈즈…

현금보다 “설레는 물건”이 나를 더 행복하게 했다.


그래서 월급은 늘 카드사에 드리는 ‘헌금’ 같았다.

지출엔 예산이 없었고, 지갑은 감성에 늘 열려 있었다.


이 소비여왕이 변하게 된 이유


은퇴한 디자인 선배들의 현실을 보았다.

50대 중후반에 회사에서 밀려나고,

자영업이나 디자인과 무관한 서비스업으로 억지로 흘러들어가는 모습들.


준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공포가 밀려왔다.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나만의 지출·투자 공식


10년 전부터 지출을 엑셀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비율을 나누고, 줄일 수 있는 지출을 찾아냈다.

그리고 만든 나만의 공식:

• 15% 대출 원리금

• 30% 생활비

• 30% 연금

• 10% 가상자산·주식

• 15% 부모님 생활비


그리고 인센티브 같은 목돈이 생기면 아래 원칙대로 재분배한다:

대출 상환 : 주식 : 가상화폐 = 1 : 1 : 1


마이너스 통장으로 투자 루틴 지키기

나는 마이너스 통장을 좋아한다.

급한 지출이 생기면 루틴대로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잠깐 사용하고 바로 상환한다.


이자가 4%대인데 성장주에서 주단위 분할매수를 걸어 두었기 때문에 놓치기 아까운 기회에 유용하게 쓴다.


단, 주식투자를 위해 대출을 일으키진 않는다.

신용 조건이 있는 지금만 활용하는 레버리지일 뿐이다


재미없는 투자, 그러나 가장 강한 루틴

이런 투자는 재미없다.

자극도 없고, 하루하루의 반복

그 반복은 결국 루틴이 되고,

루틴은 어느새 자산의 숲을 만든다.


한방에 벌면, 한방에 잃는다

처음엔 나도 조급했다.

남들이 어디에 투자해 얼마 벌었다는 말에 흔들렸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알게 되었다.


한방은 운인 경우가 많고, 그 운은 반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의 투자 루틴은

복리로 돌아오고, 결국엔 빈티지 와인처럼 숙성된다.


도파민보다 중요한 것

친구는 배당 투자는 재미없다며 단타를 좋아한다.

그건 그 친구의 방식이다.


나는 도파민보다 지속 가능성,

복리의 힘,

마음의 평화가 중요하다.

투자가 내 삶을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란다.


가장 위험한 경우

투자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퇴직금으로 덜컥 큰돈을 투자할 때.


만약 어렵게 되면

실패를 만회할 여유도, 심리적 회복도 어렵다.


상가 분양 사무실에서 퇴직금으로 투자하는 교사와 공무원을 종종 봤다.

대출 80%를 믿고 계약금만으로 진행했다가 임차가 맞춰지지 않으면 속절없이 현금이 빠져나간다.


그럴 바엔,

월세처럼 들어오는 배당,

월급처럼 쌓이는 연금 투자가 더 나에게 맞다.


만약 그대가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면, 그때가 바로 운이 빠져나가는 시점이다.


무언가 노력하고 애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때부터 운이 풀리기 시작한다.


나는 사주, 역술에 문외한이지만, 어느 역술가가 한 이 말은 공감한다. 인생은 매우 비싼 기치가 있는 것이고 그냥 얻어지는 것은 그냥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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