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래 기억나는
사람과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람

남과 여의 같은 마음 다른 마음

by 정혜영

더 오래 기억나는 사람과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람


사랑은 늘 같지 않다.
서로 사랑했다고 해도,
남는 감정의 모양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한 사람은 잘 지낸다.
이별 후에도 큰 무리 없이, 삶을 이어간다.

반면, 한 사람은 멈춘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다.


더 오래 기억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건 꼭, 덜 사랑해서도, 더 사랑해서도 아니다.
그저, 마음을 덜 닫는 사람이다.


기억을 오래 품는 사람은,
그 감정을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

그래서 하루가 지나도, 계절이 바뀌어도,
자꾸 그 사람을 떠올린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돌아올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자리를 지키는 마음.

누군가는 말한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하지만 마음은 계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기다림은 이유보다 감정이 먼저다.


사랑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 말은, 두 마음이 같을 때만 통한다.

한 사람은 빠르게 사랑하고, 빠르게 잊는다.
한 사람은 천천히 사랑하고, 천천히 지운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나면,
늘 한 사람만 더 오래 아프다.


기억하고 기다리는 사람은
늘 감정을 진심으로 나눈 사람이다.

쉽게 넘기지 못해서,
더 오래 마음속에 품고,
더 오래 돌아보게 된다.


사랑이 끝난 뒤, 나는 어느 쪽이었을까.


더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었을까,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내 마음을 몰랐던 사람이었을까.


어떤 쪽이었든, 괜찮다.
그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제는, 기억과 기다림 속에서

나 자신을 놓아줄 시간이다.


다시 사랑하려면,
먼저 나를 자유롭게 해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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