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반찬의 조화

반찬도 짝꿍이 있단다

by 마르치아

할아버지는 밥상의 반찬들이 제철 재료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반찬끼리의 조화로움을 항상 중요시 여기셨다.



거기에는 색도, 맛도, 식감도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경화야, 봐라. 이 나물은 부드럽고, 저건 아삭하고, 또 저 된장국은 속을 따뜻하게 해 주지.
이렇게 제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반찬들이 한 상에 모여야 진짜 밥상이 되는 거다.”



어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먹다가도 물었다.



“그럼, 다 비슷한 반찬만 있으면 안 돼, 할아버지?”

“그래, 안 되지. 세상도 그렇잖니. 조용한 사람도 있어야 하고, 웃음 많은 사람도 있어야 해.
너무 짜거나 너무 맵기만 한 반찬은 밥을 지치게 하거든. 사람도, 반찬도, 서로 보완해 줘야 해.”


나는 그때는 몰랐다.



그 말이 나중에 내가 살아갈 세상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데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갖게 될 줄은.

어른이 된 나는 반찬 하나하나를 고르며, 이 조화가 결국은 내 삶의 태도이자 철학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계절에 무엇을 먹고,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나누는지가 삶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6화5화  밥 푸는 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