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상의 의미에 대하여

초대와 환대

by 마르치아
“경화야, 오늘은 자리 바꿔 앉아볼까?”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조심조심 숟가락을 들고
할아버지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동안은 마주보고 앉았는데
오늘은 나란히
처음으로 같은 쪽에 앉은 날



“왜 옆에 앉아?”
나는 물었고
할아버지는 밥그릇을 한 손으로 받쳐 들며
작게 웃으셨다



“같은 걸 먹어도
옆에 있으면
마음이 덜 멀어지는 법이여”



그 말은 무슨 뜻인지
그땐 잘 몰랐지만
나는 괜히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할아버지는 밥을 한 숟갈 드시더니
내 그릇에 조기살을 발라 올려주셨다
“이건 뱃살이다
배 부분이 제일 고소해”

나는 고기 위에 무조림을 살짝 얹어
입안 가득 넣었다



짭짤했고
부드러웠고
고개를 끄덕이며 씹었다



“경화야,
겸상이라는 건 말이야
사람을 높이고 낮추는 자리가 아니라
마음을 나란히 앉히는 자리여

같은 상, 같은 온기, 같은 속도로 먹는 거지”




나는 그 말이
숟가락 위 조기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할아버지는 내 손등을 살짝 어루만지셨다
“그리고 이건, 너랑 나랑
같이 사는 연습이야
언제나 누군가와
겸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해”



밥상 위엔
김치 세 쪽, 멸치볶음 조금,
그리고 된장국 한 그릇
그것뿐이었지만
그날의 밥상은 아주 넉넉했다



왜냐면
그날 나는 처음으로
‘같이 먹는다는 건, 같이 살아가는 일’이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까

할아버지 옆에 앉아
같은 반찬을 집고
같은 국을 나누고
같은 속도로 씹는 그 시간

그건 그냥 밥이 아니라
사랑의 리듬을 맞춰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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