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한 육개장 오마주 - 비프 칠리오일 리조또

자극이 필요한 날, 나를 깨우는 한 접시

by recitect

누구나 살다 보면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고, 지치는 날이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자연스레 매운 음식이 떠오르곤 하는데요. 그 얼얼한 자극이 마음속 복잡한 감정을 덜어주는 기분이 들어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메뉴는, 이런 기분을 풀어줄 칼칼한 육개장을 베이스로 만든 비프 칠리오일 리조또입니다.

익숙한 한식 ‘육개장’에서 영감을 받아, 그 정서를 새로운 방식으로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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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을 생각하면 진한 고추기름 향과 고기, 채소, 국물이 어우러진 맛이 떠오르죠.

개인적으로 육개장의 포인트는 그 특유의 국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깊고 묵직한 풍미를 리조또로 풀어내기 위해 처음엔 ‘국물이 없는 육개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국물이 사라진 자리에 남겨야 할 건 바로 응축된 육개장은 풍미였는데요, 그래서 조리의 시작도 리조또답게 바꿔보았습니다.

고기와 야채를 먼저 볶은 후, 육개장의 풍미가 나도록 만든 베이스와 쌀을 넣어 푹 익은 야채, 맛이 속까지 칼칼한 맛이 스며든 쌀알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도록 했습니다.

쌀알이 지나치게 부드럽지 않도록 중간중간 텍스처도 조절하면서 ‘죽’과는 다른 경계선을 세워주는 것도 빠질 수 없었죠.

위에 얹는 마무리 요소들은 전체적으로 육개장의 맛을 강조해 줄 마늘칩과 쪽파 등을 뿌리고 강렬한 맛을 조절하기 위한 치즈와 노른자도 얹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드러움이 주 인 식감을 보완하기 위해 담백한 칩도 얹어주었죠.

색감은 강하게, 풍미는 균형 있게.

그렇게 완성된 리조또는 '매운 국물' 없이도 육개장의 기분을 선명히 남도록 조절하였습니다.



육개장은 제가 예전에 직원식으로 자주 만들던 특기 메뉴였습니다. 사장님들 중 한 분은 제가 만든 육개장이 가끔 생각난다며 만들어 달라고 하기도 하셨던, 나름의 애착이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육개장이 가진, 지칠 때 칼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한 그릇. 그 특유의 맛을 가지고, 조금 더 현대적인 조리법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맵고 맛있는 것을 넘어. ‘익숙한 음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한다’는 것이 이 메뉴의 핵심이었죠.

익숙한 음식을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보는 일은 단순한 재해석이 아니라, 그 음식이 내게 남긴 과거의 기억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리조또는 제게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던 한 그릇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만든 새로운 메뉴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도 가끔은, 너무 잘 아는 맛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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