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마치 불완전 연소처럼 탁한 빛을 낸다
가열되지만 온전하진 않은—
불타오르려다 늘 어딘가 삐걱대는 온도
우리는 사랑이란 말을 빌려
자주 허기를 채우려 했다
빈속에 시를 쓰듯,
감정에 알코올을 섞고 의미에 과장을 얹었다
자아는 커졌지만 정체는 희미했고
꿈은 날개보다 체념을 먼저 배웠다
목표는 가끔 GPS 오류처럼 엉뚱한 곳에 있었고
우리는, 늘 정확히 어디쯤인지 몰랐다
착란이란 그런 것이다
뒤틀린 세상을 해석하려는 마음이
결국 자신을 해석하지 못하게 만든 상태.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괴상할 만큼 아름다웠다
불확실함 위에 춤을 추고 고장난 마음으로 시를 쓰며,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무언가 거대한 것을 경험한 사람처럼
서툰 고백 하나쯤 가슴에 남긴 채
청춘의 끝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