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다 오래
몇 달째, 해가 뜨지 않는다.
내 방의 초침은
낮과 밤을 잊은 지 오래다.
시린 손발도 그 탓일까.
눅눅한 이불속,
저출력으로 버틴다.
흐릿한 안경을 얹고
뜨거운 커피를 쏟는다.
조금씩 초점이 잡히지만
온도는 그대로다.
차가운 공기 속,
수술실 같은 방 위로
전등 하나가 깜박인다.
나는 그 하얀 불빛 아래서
조용히 맥을 잇는다.
간신히 숨통을 부여잡고
신발을 구겨 신어 거리로 향했다.
불 켜진 창문에 비친
그 빛을 따라 반갑게 바라보다
내심 갈망하던 것을 쫓았지만
닿지 않는다.
이 극야는 언젠가 끝이 날 테고,
결국, 백야는 올 것이라며 되새긴다.
하지만 오로라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고개는 여전히, 하늘을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