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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내일을 위한 여정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by 노아의 독백

글을 내리는 지금, 어김없이 함께하는 것들이 있다. 월요일과 커피, 노트와 펜 그리고 지금도 나를 덜어내고 떠올리게 해주는 글과 음악. 당신에게 월요일은 미운 존재일 것이다. 나에게 월요일은 소중한 휴일이다. 일주일 중 하루, 그 많은 요일 중 단 하루. 남들에게 미움받지만 애써 나는 월요일에게 위로를 건넨다. 나와 함께 쉬어갔으면 한다. 커피는 함께 무르익는 단짝이다. 함께하는 시간도 길고 찾는 날도 많아진다. 사실 매일을 함께한다. 커피를 대하는 작은 움직임 하나의 컨디션이 달라진다. 날씨에도 엄청 예민한 친구다. 그래서 더 아껴본다. 노트와 펜은 내 가방 속 터줏대감이다. 매일 그 자리를 지킨다. 오랜만에 대화를 나눴고 일상을 공유했다. 그리고 지금 글과 음악으로 휴일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나, 내일은 어떤 하루를 보낼지 또 앞으로의 여정은 어떨지 궁금하다. 오늘 저녁도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리고 있다. 이럴 때마다 굳이 멀리 보지 않으려 한다. 비가 언제 내릴지는 여전히 못 맞추고 있지만 내리는 비를 보고 듣는 건 여전히 좋다. 당신의 내일을 위한 여정을 궁금해하며 내가 살아가는 여정을 덜어내려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어갔다. 시간은 참 빠르다며 세월이 야속하다 외친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시간과 같이 나아가지 않는다. 서로 갈 길 가는 중이다. 다만 나도 너만큼 나아가려 한다. 커피를 내리는, 케이크를 디자인하는 그리고 손님들과 이야기하며 작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아직도 즐겁다. 매일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같은 얼굴들을 마주하면 꽁꽁 숨겨둔 미소가 내 허락 없이 나간다. 에너지를 주고받는 일은 그렇게 장황한 일이 아니었다. 함께하는 직원들과 나누는 이야기들도 하나의 재미 요소이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공유하는 대화, 가끔 통하는 주제가 생기면 또 다른 에너지를 받는다. 나와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흥미롭다. 다른 생각과 다른 취미 그리고 다른 자세에서 언젠가 미뤄둔 흥미를 얻는다. 그렇게 매번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보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무뎌지지 않으려 출근 전에 평화를 새기며 걷는다. 예민해지지 않고 싶다. 요즘은 예민해지지 않으려 노력하다 일주일이 끝나는 것 같다.

일주일 중 6일 일을 한지 벌써 1년이 넘어간다. 소복이 쌓인 눈을 보다가 넘치는 비를 보며 계절의 순환을 느꼈고 강한 햇살과 우렁찬 비는 잠시 나를 멈춰 세운다. 필요 있는 멈춤이었다. 이번 달부터는 또 다른 일을 시작했다. 이번에도 손님들과의 만남이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을 나를 더 자극하고 곤두서게 만든다. 쌓아온 능력을 선보이기에 충분했다. 예민하지 않게, 겸손하게 일하려 한다. 비록 주말을 모두 잃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남는 시간을 잠에 허비하기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6일 동안 60시간을 일하며 살아간다. 살아감에 있어 지금은 일이 전부지만 언젠가 누군가 나를 구원해주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꾹 참고 나아갈 때인가 보다. 그렇게 내일을 위해 나아가는 나의 여정이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2021)

이렇게 살아가기에 글을 내리는 월요일이 너무 소중하다. 작고 귀한 나의 휴일. 입어보고 싶었던 옷과 보고싶었던 영화 한 편을 함께했다. 새로운 루틴으로 로또를 산다. 물론 기대는 안 한다. 오랜만에 사람답게 다닌다. 조금은 시야가 트인다. 영화는 기대했던 것만큼 만족스러웠다. 옛 생각을 불러오는 영화였고 이뤄지지 못한 내일을 상상하게 해 주었다. 왜 그때는 어른스럽지 못했을까 하며 미지근한 한숨을 삼킨다. 영화와 음악은 생각을 떠오르게 해 주고 글은 생각을 내려준다. 작고 귀한 나의 휴일을 함께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친구들이다. 아, 사실 새로 산 필름이 있다. 상자도 안 뜯은 나의 필름.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비싼 걸 샀는데 아직 쓸 기회가 없다. 사진을 찍고 싶지만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다. 날이 더 시원해지면 입고 싶은 옷과 함께 움직여봐야겠다. 필름사진은 엽서로 써야겠다. 누군가에게 또 편지를 전해 줄 시기가 올 것이다. 내용만큼 소중한 휴일을 더한 사진은 내 엽서를 더 멋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선물해야겠다. 휴일에는 이렇게 흥미로운 상상을 할 수 있다. 작고 귀한 나의 휴일은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다.


비가 많이 내려 러닝은 미뤘지만 이번 휴일은 잘 보낸 것 같다. 당신도 오늘 나처럼 나쁘지 않은 하루를 보냈길 바라며 남은 날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으면 한다. 내일을 위한 여정을 위해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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