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마림(眞林)
어차피 나를 죽이지는 못할 테니
그냥 휘갈기련다
차오르는 욕망, 거품, 덫들
용솟음치는 부정의 파편들
끝없이 나를 죽이려는
날카로운 단어의 조각들
어차피 살아는 가질 테니
그냥 내뱉으련다
정해지지 않은 정답을 찾아
생각과 생각이 얽히다 보면
답답함에 체기가 올라
아무것도 소화할 자신이 없어
그래도 펜을 집어든다
부정의 파편을
사랑의 단어로 정제해
다시 내 살을 찌른다
어차피 나를 죽이지는 못할 테니
그냥 살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