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껍질
마림(眞林)
둘러싸여 있다
단단하던
물렁하던
속은 알 수 없다
감수한다
그 껍질은
부딪힘으로써
위험을 확인한다
판단한다
껍질이 가진
멋과 향에 취해
판가름된다
다시 말하지만,
속을 알 길은 없다
겉껍질에 고개를 숙이더라도
그게 맞는지 틀린 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자르거나
가르거나
누르거나
부셔보기 전에는
내 글이 묵고 썩어버린 감정의 배설에서, 지평선을 거울삼은 윤슬처럼 반짝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