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백색 어둠
마림(眞林)
빛이 들어왔고,
눈이 부시면 눈을 감았다
보이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고 어떠하다고 배웠다
배움의 끝에는 질문이 있었다
왜?
눈을 감으면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다
어둡다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눈꺼풀을 닫아
존재를 외면했을 뿐
내 눈이 팔꿈치에 있다면
화면이 어두울까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을까
그건 존재하는 것일까
내가 볼 수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결국 또,
내 글이 묵고 썩어버린 감정의 배설에서, 지평선을 거울삼은 윤슬처럼 반짝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