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 작은 돌에도 고개 숙이는 아이

5부: 숲의 화해와 회복

by heyna

숲의 좁은 길 위,
작은 돌 하나에도 고개를 숙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감사.

누군가 보기엔
그저 흙 위에 놓인 돌멩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
아무 맛도 없는 작은 열매였지만

감사는 그 앞에서 잠시 멈추어 작게 미소 짓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네 덕분에 오늘을 걸어왔어.”
“너도 나를 지나가게 해줬구나.”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숲은 그 말에 조금 더 밝아졌습니다.
길가에 놓인 돌조차 은은히 햇빛을 머금은 듯 보였습니다.


처음엔 다른 감정들이 의아했습니다.

자만심은 탑 위에서 내려다보며 중얼거렸습니다.
“저 작은 돌 앞에서까지 머리를 숙이다니, 너무 보잘것없어 보이는군.”

귀찮음은 나뭇가지에서 하품하며 말했습니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냥 지나치면 되잖아.”

분노는 팔짱을 끼고 덧붙였습니다.
“나는 큰 일 앞에서만 힘을 쓰는데, 저건 너무 사소하잖아.”

하지만 외로움은 별빛을 품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 작은 존재도 언젠가
네게 고개 숙여졌을까…?”


감사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작고 하찮아 보여도,
모두가 내 길을 지탱한 흔적이야.
그 앞에 고개 숙이는 건,
나의 기쁨이지.”

그 말에 기쁨이 옆에서 웃었습니다.
“네 인사는 나까지 기쁘게 하네.”


어느 날, 숲에 큰 비가 쏟아졌습니다.
아이들은 흙길에서 미끄러졌지만,
감사가 늘 고개 숙여 인사하던 작은 돌들이
길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다시 발을 디딜 수 있었고,
길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숲은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는 사소해 보이는 순간을 붙잡아,
그 사소함이 모여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힘이 숲의 길을
끝까지 지켜 준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묻습니다.

당신 안의 감사는, 지금 어떤 작은 돌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나요?
그 돌은 당신의 오늘을 어떻게 붙잡아 주고 있나요?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9화평온 — 바람결에 앉은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