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 작은 불빛을 든 아이

1부: 숲에 불빛이 켜질 때

by heyna

숲에 가장 먼저 불을 켠 아이,

작은 불빛만 보여도 손에 들린 작은 등을 흔들며 달려갑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호기심.


등불은 크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불면 금세 꺼질 듯 흔들렸고,
짙은 어둠 속에서는 숲 전체를 밝히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저기 뭐가 있을까?”
“이 길 끝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호기심은 늘 등불을 높이 들고
숲의 새로운 길을 기웃거렸습니다.



다른 감정들은 가끔 호기심을 답답하게 여겼습니다.

귀찮음은 나무 위에서 하품하며 말했습니다.
“또 나가? 그냥 누워 있으면 안 돼? 세상 일은 다 똑같아.”

불안은 모래시계를 흔들며 다그쳤습니다.
“괜히 가봤다가 위험하면 어쩌려고! 준비도 안 하고!”

분노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네 불빛은 너무 작아. 세상을 바꾸진 못해.”

하지만 호기심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등불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숲에 깊은 안개가 내려앉았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아 감정들은 모두 제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누구도 나서지 못했을 때,
호기심이 작은 등불을 높이 들었습니다.

빛은 크지 않았지만,
안개 속에서 가까운 발자국 하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한 걸음이 이어지고 이어져
숲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다른 감정들은 알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의 불빛은 세상을 모두 밝히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첫 발자국을 보여주는 빛임을.



그리고 나는 묻습니다.

당신 안의 호기심은, 지금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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